우리나라 반도체는 시설투자, 품목의 다양화가 절실하다.
한국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이었던 수출이 연이은 악재로 감소세 전환에 직면하고 있다. 더욱이 수출 실적을 나홀로 견인해 온 반도체마저 최근 성장폭이 둔화되고 있어 '수출 한국'에 큰 타격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1일 관세청이 발표한 이달 1~20일의 수출 실적을 보면, 우리나라 수출은 여전히 단일 품목 의존도가 높아 제품 다변화가 절실한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반도체마저 하락추세를 보여 수출 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실제로 이달 중순까지의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8% 증가에 그치면서 지난 4월(49.5%)과 5월(42.8%)에 이어 또다시 상승폭이 둔화됐다. 이처럼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실적세가 약화되면서 우리 경제가 입을 타격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산업은행은 국내 경제와 세계 반도체 시장의 상관계수가 1997~2008년 0.46에서 2009~2017년 0.82로 급격히 증가해 반도체 경기하락에 따른 수출 감소가 우리 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도 해외시장조사 기관인 가트너의 자료를 인용해 메모리 반도체의 성장률이 2017년을 정점으로 하락하기 시작, 2020년에는 -16.2%의 역성장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외적으로는 중국의 기술 추격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까지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2015년 반도체 굴기 선언에 따라 2025년까지 180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칭화유니그룹(700억 달러), XMC(240억 달러). 시노킹(70억 달러) 등 주요 기업들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해 메모리 반도체 양산에 나설 계획에다가 최근에는 우리나라 대기업 퇴직 전문 인력까지 노리고 있어 해외인력 유출에 따른 미래 성장동력도 추진력을 잃어가는 모양새다.
이에 업계관련 뉴스에서는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적극적인 시설투자로 경쟁국과 기술 격차를 벌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데이터센터 등에 사용되고 고사양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속적인 연구를 추진해야 한다"며 "공격적인 시설투자로 글로벌 시장 경쟁력 제고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들이 시설투자를 하려고 해도 사업 초기단계에는 시민, 환경단체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는 것이 사실"이라며 "국가적 차원의 투자 지원 활동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소수 품목에 집중된 수출 구조를 탈피해 다양한 품목으로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입장도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 연구위원에서는 "소수 품목이 전체 수출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면 변동성 리스크로 인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며 "반도체의 경우, 실적이 약화되면 관련 제품인 광학기기, 컴퓨터, 휴대폰 등의 품목에 대한 수출 감소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품목들 간 상관계수를 파악해 모니터링을 지속하면서 수출품목을 다양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우리나라 반도체 업계는 하루 빨리 시설투자와 품목의 다양화를 이뤄내야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