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결핍
흔히 애정결핍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은 자존감이 낮아서 생기는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결핍당사자에게 자기자신을 사랑해주라는 말을 조언으로 많이 한다. 아예 연관성이 없는 말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자기자신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인간관계에 있어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훨씬 많다. 이는 성장과정에서 어떤 사건을 계기로 사람의 감정이 일정하게 유지될거라는 믿음을 갖지 못하게 됨으로 시작된다. 그래서 끊임없이 상대방을 시험하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사람중에는 아주 이기적이고 자기애가 강한 사람도 있다.
기본적으로 애정결핍이라는 건 감정의 결핍이다.
한참 사랑이 뜨거운 연애초기나 중반, 심지어 하루종일 같이 붙어 있는 와중에도 뭔가 허전한 마음이 드는 사람은 궁극적으로 정말로 받는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상대방이 이 사랑을 끝까지 유지해줄까라는 고민 때문에 고통받게 된다. 그래서 이 증상이 완화되려면 당사자 본인이 더 노력하는 수 밖에 없다. 신뢰가 형성되려면 사랑을 주려고 노력하는 사람도 있어야 겠지만 이것을 용기내어 받아주고 대처하는 쪽은 결국, 결핍당사자 본인이기 때문이다.
특히, 어렸을 적 부모님 중 한분이 돌아가시거나 이혼을 한 경우가 가장 정도가 심한데 부모의 사랑이란 건, 다양한 사랑중에서도 영원과 같은 의미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기대할 수 있는 사랑 중 마지막까지 자신을 배신하지 않을거라 확신할 수 있어야 하는게 가족의 사랑, 즉, 부모와 형제, 자매의 사랑이다. 그러나 어린시절 어떤 이유(사망, 이혼, 바람 등)로 그 사랑이 끊기게 되거나 그것을 간접경험하게 되면 사랑을 지속적으로 받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 트라우마가 생기고, 결국 성인이 되어 한 남자나 여자의 사랑을 받는 입장이 되었을때도 그것의 지속성에 대해 신뢰를 갖지 못해 끊임없이 확인하려는 태도를 갖게 된다. 그래서 연락이 끊기거나 뜸해지는 걸 견뎌내는 것이 보통의 사람보다 더 힘들고, 잠깐 외출하는 건데도 아예 집을 나가버리지는 않을까 하고 초조해 하는 거다.
본인 스스로가 신뢰형성에 대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애정결핍은 나아지지 않는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