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세계 최대의 반도체 소비국이다. 이런 중국이 대부분의 반도체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단일 품목으로는 최대의 수입품이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수입은 어마어마하다. 이런 중국이 외국으로부터 반도체 수입을 더는 용납하기가 힘들어 결단을 내렸다.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현재 수준에서 70%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것이다. 정부와 기업, 학계가 온 힘을 합쳐서 반도체 굴기를 외치고 있다. 이를 위해 향후 10년간 180조원의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 품목은 반도체이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수출이 전체 반도체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국 경제의 반도체 의존도는 실로 엄청나다. 2018년 1분기 기준으로 반도체 단일 품목이 전체 수출액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반도체 수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곳은 당연히 중국이다.
중국이 메모리 반도체를 국산화해 한국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대체한다면 그 파급효과는 실로 엄청날 것이다. 벌써 올해 하반기부터 3D낸드플래시 메모리 양산을 시작할 기세다. 시간이 다소 걸릴지는 몰라도 많은 부분의 메모리 수요 대체는 필연적일 것이다. 지난 우리 산업을 되돌아보면 알 수 있다. 우리가 중국보다 경쟁우위를 가졌다고 큰소리쳤던 조선, 자동차, 디스플레이 모두가 그랬다. 저들이 달려들면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크다. 막대한 자본을 앞세워 투자하면 언젠가는 따라올 것이다. 실로 걱정스러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면 해답은 어디서 찾아야 하는가?
지금이야말로 다윗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내 생각은 이렇다.
첫째, 메모리 기술의 초격차 전략이다. 어차피 로우 엔드 메모리는 일부 중국에 내어 줄 것을 고려하면서 최첨단 반도체 기술은 절대적 비교우위를 가져야 한다. 그러려면 투자를 멈추지 말아야 하고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 더욱 힘써야 한다.
둘째, 비메모리 반도체르 ㄹ어떻게 하든 최고의 기술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에 있어서 반도체는 핵심산업이다. 초연결, 초지능 사회로 대변되는 4차산업혁명시대에 비메모리 반도체는 그 비중이 지속해서 커질 것이다. 우리가 취약한 비메모리 반도체를 키워 메모리에서 일부 중국에 뺏길 수 밖에 없는 파이 조각 이상을 비메모리에서 가져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칩, AP, CIS를 비롯한 여러가지 비메모리 반도체 체품에서 메모리 반도체처럼 세계 톱이 되어야 한다. 우수한 비메모리 반도체 설계 능력을 갖춘 팹리스 업체와 파운드리 업체를 많이 양성하고 이들을 글로벌 톱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아직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반대로 그만큼 큰 성장의 기회가 있을 것이다. 경쟁력 있는 비메모리 외국 기업의 M&A도 한가지 방법이다.
셋째, 후방산업인 반도체 장비, 부품, 소재회사를 세계 톱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그동안 반도체 소자산업이 수퍼호황을 맞이해 꽃을 피우는 동안 이들 분야는 상대적으로 크질 못했다. 예를 들어 반도체 장비의 국산화율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20% 전후로 제자리걸음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해야할 때이다. 미국, 유럽, 일본은 아직도 이들 후방산업에서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세계를 호령하고 있다. 이들 국가로부터 생산되는 반도체 장비, 소재, 부품이 한국으로 매년 엄청나게 수입되고 있다.
빠를수록 좋다. 이들 후방산업을 키워서 수입대체 효과도 보고 이를 넘어서 외국에 수출할 수 있도록 정부와 소자 기업이 도와주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이들 후방산업에 인재가 많이 모일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 일자리도 이들 후방산업 기업에서 많이 만들어지도록 해야 한다.
잘하는 산업을 더 잘할 수 있게 만들어 줘야 한다. 반도체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산업이고 또 잘해야만 하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산업이기 때문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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