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25대 대통령 윌리엄 맥킨리는 자유무역에 대한 공화당의 입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자유무역을 하면 상인이 주인이고 생산자는 노예가 된다. 따라서 보호주의가 자연의 법칙이고, 자기 보호와 자기계발, 그리고 인류가 추구하는 가장 높고 이상적인 가치를 지켜주는 원칙이다. 보호주의가 미국 국민 6300만명을 보호하고 생활을 더 나아기제 한다면, 6300만 명이 전 세계 사람들에게 더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기 떄문이다. 우리가 전 세계 인류에 이로운 행동을 하지 않고서는 우리도 진보의 길을 나아가지 못할 것이다. 자유무역론자들은 '가장 싼 물건을 사라'라고 한다. 물론 이 말은 노동을 포함한 다른 ㅁ모든 것에 적용된 것이다. 내가 이 말보다 천 배는 더 유익한 보호주의자들의 격언을 하나 알려주겠다. '쉽게 지불할 수 있는 곳에서 사라.' 그리고 이 지구상에서 그런 곳은 노동에 대해 가장 높은 보상을 해주는 곳이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자유무역의 신봉자들]
미국 공화당은 1861년부터 1933년까지 72년간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 단 두명, 그로버 클리블랜드와 우드로 윌슨에게만 졌다. 16년만 대통령 자리를 내줬을 뿐인데, 이는 맥킨리 대통령의 위와 같은 말은 미국 공화당의 최고 전성기에 나왔으며 개인적인 의견으로 볼 수 없고 미국 보수층에 깊이 뿌리 박혀 있는 생각이라고 볼 수 있다. 아직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과 고용에 대한 발언들이 그저 개인적인 일탈이나 '매드맨 전략'일 뿐이라고 생각되나?
미국의 보수층의 보호무역주의 성향이 세계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 대표적 사례가 1930년 스무트 홀리 관세법이다. 1929년 주가 폭락으로 시작된 대공황으로 경제가 급격히 위축되자 미국은 자국 농민을 보호하기 위해 2만여 개 수입 품목에 대해 높은 관세를 부과했다. 이 관세법으로 약 40%의 수입품의 평균 관세율이 59.1%까지 치솟았고, 관세가 없거나 세율이 낮았던 나머지 60%의 수입품의 관세율도 평균 13.5%에서 19.8%로 높아졌다. 이 떄문에 미국이라는 거대 시장에 수출해서 유지되던 미국 주변의 중남밈 국가들이 최악의 경기침체에 빠져들몀ㄴ서 대공황으로 이어졌다.
대공황의 악몽 때문인지 2차 대전 이후 미국 정부는 대통령이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지 않고 자유무역의 신봉자를 자처해왔다. 1947년 23개국이 제네바에서 체결한 '관세 및 무역게 관한 일반 협정'에 미국이 주도적으로 참여했고, 소련이 붕괴되고 난 이후인 1995년에는 112개국이 참여한 '세계무역기구'로 확대하면서 세계 경제의 자유무역 기반을 강화했다. 현재 WTO의 회원국은 164개국이며 이들 사이의 무역이 세계 무역의 98%를 차지한다. 자유무역은 선진국에도 신흥국에도, 큰나라에도 작은 나라에도 이로울 수 있다. 선진국은 신흥국으로부터 물건을 싸게 사서 좋고, 신흥국은 선진국에게 물건을 수출해서 산업화를 할 수 있어 좋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상황은 바뀌고 있다.
[무역질서를 흔드는 패권 전쟁]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커다란 선진국 입장에서 볼 때, 자유무역이 기존 질서를 깰 위험이 있다면 생각이 달라진다. 작은 신흥국이 무역을 매개로 산업화를 해서 헤게모니 국가를 넘볼 정도로 커질 수 있다면, 패권국가 입장에서는 자기가 경쟁자를 키우는 꼴이 된다.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이 문제가 가장 큰 이슈가 됐고, 결국 앞서가던 힐러리는 트럼프에게 패하고 말았다.
당시 민주당의 힐러리 후보는 중국 경제의 급부상을 견제하고 싶었지만 그렇다고 자유무역의 근간을 해치고 싶지는 않았따. 그래서 꺼내든게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이었다. 중국을 제외한 태평양 연안 국가들과 미국이 동시에 자유무역협정을 맺으면, 이들 국가들이 중국과의 무역보다는 미국과의 무역에 더 적극적일 것이므로 중국 경제를 위축시킬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그해 7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이 피켓을 들고 TPP반대에 나섰다. "우리가 지금 중국산 수입하느라 일자리가 안 생기는데, 또 아시아 다른 나라들 물건도 수입하자고? 난 반대!"라고 나선 것이다. 이를 본 트럼프 후보가 "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해서 중국에 직접 맞설 것이다"라고 하며 지지층을 끌어 모아 대선에서 승리했다.
그렇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자유무역을 버리고 보호무역으로 완전히 돌아섰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경제력 차이가 자유무역으로 인해 뒤바뀌는 것을 막는 데 집중하고 있고, 중국 이외의 나라에 대해서는 자유뭄역의 기본 원칙을 유지하고 있기 때뭄ㄴ이다.
따라서 현재의 세계 무역질서가 자유무역에서 보호무역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으며, 미국과 중국의 헤게모니 경쟁이 무역 영역에서 치열하게 충돌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무역이 세계 경제의 헤게모니를 바꾼 사례는 과거에도 있다. 네덜란드가 스페인의 지배로부터 독립한 후 1602년 동인도회사를 만들어 아시아 무역에 나섰을 때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선박 건조능력과 항해술이 뛰어났고, 정부가 동인도회사에 군대까지 허용해줬기 때문에 단기간에 네덜란드가 아시아 무역을 거의 독점하기에 이르렀다. 지금도 그렇지만 네덜란드는 큰 나라가 아니어서 네덜란드의 상선들은 아시아에서 실어온 물건은 영국이나 유럽대륙의 인구가 많은 나라에 파는 중개무역에 집중했다. 당시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는 요즘으로 치면 애플처럼 세계 최고의 기업이었다.
그러나 1651년 영국 의회가 항해조례를 제정하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유럽 이외의 지역에서 수입하는 산물은 영국이나 그 지역의 선박으로 수송하라는 법인데, 네덜란드와 같은 제3국의 중개무역선이 영국이나 영국의 식민지와 무역을 하지 못하도록 막은 것이다. 아시아와 유럽 간 해상무역의 패권을 지키려는 네덜란드와 패권을 빼앗아오려는 영국 사이에 3차례에 걸친 해상전쟁까지 치렀지만, 결국 네덜란드는 영국을 이기지 못했다. 그 후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는 급격히 위축되어 역사 속에서 사라지고 영국이 해상무역의 절대강자로 군림하게 됐다. 지금 세계 경제 환경도 무역의 후퇴가 아니라 미국과 중국이 자국의 장기적인 이익을 놓고 서로 다투는 문제로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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