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금리를 잘 모르시는 분은 이 글을 참조해 보세요 - https://semiconductor-digest.tistory.com/399 )

 

최근 우리나라의 3년 만기 국채(국고채 3년 물)의 금리가 한국은행이 정한 기준금리보다 더 아래로 떨어지는 일이 생겼습니다.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1.75%인데요.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1.72%를 기록한 것입니다. 미국에서 나타난 장단기 금리차 역전현상이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 것이죠.

국고채 금리

1주일짜리 단기 금리인 한국은행 기준금리보다 3년짜리 금리가 더 낮아진 것은 3년 후에는 1.72% 정도 금리를 주는 채권도 귀해질 것이라는 예상 때문입니다. 지금보다 기준금리가 더 낮아질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이 가격에 반영된 결과입니다. 쉽게 말하면 한국은행에 대해 "금리 좀 낮춰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또 다른 의미로는 한국은행이 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것이 확실해 보이니 미리 그 길목으로 나가 있겠다는 겁니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

지난해 11월에 기준금리를 올렸던 한국은행의 결정이 자꾸 신경쓰이게 되는 대목입니다. 부동산 가격을 잡고 가계부채 증가를 막기 위해서라는 명분이 있긴 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경기 흐름을 생각할 때 꼭 필요한 조치였는가 하는 의문입니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한국은행이 언제 금리를 내릴 것인지로 쏠리고 있습니다.

고정금리 변동금리 비교

대출을 받으시려는 분들에게는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가 다시 유리해졌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금리가 오르는 추세이니 지금이라도 고정금리로 갈아타자는 이야기가 오가던 게 5개월 전입니다. 한 치 앞도 모르는 세계와 우리나라 경제상황입니다.

 

이코노믹 인사이트 K

 

(본문을 읽으시기 전 환율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번 알고 싶으신 분은 https://semiconductor-digest.tistory.com/396 클릭해 보세요. 환율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 글입니다.)

 

최근 '안전자산'으로서의 달러가 주목받으면서 원화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수출주도 국가이니 원화가 싸진 만큼 기업 수출에 큰 이익(달러로 무역대금을 치르는 시장 속에서 같은 양을 가지고 더 많은 달러를 벌 수 있으니)이 될 텐데,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그 영향이 미미한 편입니다. 아니, 오히려 KOSPI가 하락해 반대의 상황이 펼쳐집니다. 

 

대체 왜그럴까요?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급등하면(원화의 가치가 상승하면) 수출을 할 때 1개를 팔아도 받는 달러가 많아집니다. 한국한테 유리하단 이야기죠. 하지만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상승할 때마다 주가가 하락합니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알아볼 수 있습니다.

 

1. 외국인들은 한국 주식을 팔고 달러를 삽니다.

우리나라는 수출주도 국가라는 점에서 외국인들에게 변동성이 강한 주식시장으로 인식됩니다. 그러니 외국인 투자자들은 경기 변동에 따라 주식을 매도하게 되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사는 '일반적인' 행태를 보입니다.

 

물론, 한국 주식을 팔고 현금을 보유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다른 나라의 주식이나 채권으로 이동하는 것이 '지금' 금융시장에 흐름입니다. 결국 외국인의 주식 매도는 환율 상승의 원인(원화 가치 하락)이 되는 겁니다. 더불어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매도하게 되면 주가가 하락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 변동 추이

 

2. 원화의 가치가 하락 또는 변동하더라도 요즘은 달러의 '안전자산'으로서 가치가 더 빛이 나는 시기입니다.

 

한국의 원화도 무역에 사용하는 통화인만큼 글로벌 달러와 그 흐름을 같이 합니다. 가장 가까운 사례를 들어보자면 2018년 6월이 있습니다. 싱가포르에서 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면서 한국의 지정학적 위험이 크게 낮아졌지만(원화의 가치가 올라가야 할 것 같지만), 이때를 바닥으로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상승한 적이 있습니다. 

이 시기에만 원화는 1050원 내외에서 1140월까지 급등했습니다. 이것은 우리나라 원화의 가치는 국내 요인뿐만 아니라 해외에 일어나는 요인에도 굉장히 큰 영향을 받는 것을 의미합니다.(원화=위험자산군)

 

달러의 가치는 '안전자산'이라는 측면에서 굉장한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불황에도 선진국 미국(국제통화인 달러)만큼은 그 가치가 탄탄할 거라는 믿음이 전 세계에 존재하는 것이죠. 

최근에는 장단기 금리차 때문에 경기전망이 하락하면서 달러나 일본의 엔화가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의 경험과 높은 수출의존 경제성장 때문에 위험자산으로 간주됩니다.

달러가 상세를 보일 때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은 상승하고 반대로 달러가 약세를 보일 때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은 하락하는 것이죠. 

달러가치와 원화가치 비교

우리나라는 국가신용등급이 AA이고 외환보유고가 4000억 달러를 넘어선 지 오래지만 금융시장에서는 아직 위험자산 국가입니다. 

 

투자자로서 혹시나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 기업의 경쟁력이 강화되니까 투자를 더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계시다면 그것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지금처럼 환율 급등의 원인이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때일수록 더 그렇습니다.

환율 변동 추이

 

경기침체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미 국채의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나는 등 경기침체 공포가 급부상한 여파로 급락했습니다. 22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60.19포인트(1.77%) 급락한 25,502.32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54.17포인트(1.90%) 내린 2,800.7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96.29포인트(2.50%) 폭락한 7,642.67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그리고 다우지수는 이번 주 1.34% 내렸다. S&P는 0.77%, 나스닥은 0.6% 각각 하락했습니다.


시장은 국채수익률 역전과 주요국 경제 지표,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 등을 원인으로 삼았습니다.


미 국채시장은 이날 장중 미 국채 3개월물 금리와 10년물 금리가 금융위기 당시인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역전됐습니다. 3개월-10년과 2년-10년 등 주요 장단기 금리의 역전은 대표적인 경기침체 예고 신호로 꼽힙니다.


장기 금리의 하락이 경기 상황보다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올해 금리 동결 방침에 따른 현상이라는 반론도 있지만, 금리역전 현상이 일단 현실화한데 따른 공포심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휘감은걸로 보입니다. 또한 미국은 물론 유럽의 주요 경제 지표가 일제히 부진했던 점이 장기 금리를 끌어 내리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키웠습니다.
미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계절 조정치) 전월 확정치 53.0에서 52.5로 하락했는데 21개월래 최저치입니다.
앞서 발표된 독일의 3월 제조업 PMI 예비치도 44.7로 떨어졌고 이는 약 6년 반만의 최저치입니다.
유로존의 3월 제조업 PMI 예비치도 약 6년 만의 최저치인 47.6으로 예상치 49.5를 대폭 하회했습니다.


유럽중앙은행 금리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 중앙은행이 경기둔화를 이유로 통화 긴축에서 발을 빼는 등 정책 방향을 선회한 상황에서 주요 제조업 지표가 일제히 부진하면서 경기침체 우려에 불이 붙은 상황입니다.
이날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2016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졌습니다.
장기 금리의 하락으로 씨티그룹 주가가 4% 하락하는 등 대형 은행의 주가도 줄줄이 급락했고 여기에 나이키가 세 번째 회계 분기의 북미지역 판매가 부진했다는 발표를 내놓는 등 주요 소비재 기업의 불안한 소식도 이어졌습니다.

미·중 무역협상 관련해서도 미국 측의 수입 관세 지속 방침이 공개된 이후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입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관세 지속 방침이 양국 협상에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협상 타결이 가까워졌다는 낙관론을 지속했죠.


브렉시트가 금리에 끼치는 영향


영국 브렉시트 관련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점도 글로벌 금융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과 영국은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 합의문을 승인하면 오는 5월 22일 양측간 합의에 따라 영국이 EU를 탈퇴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만약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 합의문을 승인하지 않을 경우 오는 4월 12일 이전에 영국의 차기 유럽의회 선거(5월 23~26일) 참여 여부를 결정해 참여를 결정하면 브렉시트를 더 오래 연기하고, 불참을 결정하면 아무런 합의 없이 4월 12일에 EU를 탈퇴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다음 주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영국 의회의 3차 투표 결과에 따라 노딜 브렉시트를 포함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모두 가능한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날 업종별로는 경기 방어 주로 꼽히는 유틸리티가 0.69% 오른 것을 제외하고 전 업종이 하락했고 금융주가 2.77%, 재료 분야는 2.99%, 기술주는 2.35% 각각 떨어졌습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대체로 부진했고 주택 관련 지표만 개선됐습니다.
지난 1월 도매재고는 전달 대비 1.2% 증가했습니다. 2012년 말 이후 6년여 만에 가장 빠른 폭의 증가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시장의 전망치보다 0.2% 감소한 상태였습니다.
재고의 증가는 해당 기간 성장률에는 긍정적이지만, 소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향후 생산의 제약요인이 됩니다.

반면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2월 기존 주택판매(계절조정치)가 전월보다 11.8% 증가한 551만 채로 집계됐다고 발표했습니다. 2015년 12월 이후 가장 강한 상승률을 기록했고, 시장 전망 3.2% 증가도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이처럼 현재 세계는 여러 가지 우려 요인이 있고, 이런 우려는 지속해서 커지고 있습니다. 침체(R)의 공포가 커지고 있는겁니다. 시장참여자라면 예의주시해야합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