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과 함께 독일은 세계 경제에서 상징적인 국가다. '유럽의 리더'여서 더욱 그렇다. 그런 독일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건, 세계 경제 관점에서도 상당히 우려되는 포인트다. 


올해 독일의 경제성장률은 작년 연말까지만해도 1.8% 수준으로 전망됐지만 지난 1월에 이 수치를 1.0%로 낮췄고 조만간 0.8%로 전망치를 더 낮출 거 같다. OECD도 지난주에 독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9%에서 0.7%로 낮췄다.


독일의 경제성장률이 급격히 하락하는 것은 세계적인 경기 침체의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다른 나라들은 흔들려도 미국과 독일은 그나마 괜찮다는게 작년까지의 분위기였지만, 몇달 사이에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이렇게 되면 미국도 요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졌고, 중국도 미국과 싸우는 와중에 성장률이 예전같지 않다. 미국, 중국과 함께 세계 경제의 큰 축인 유럽도 침체를 겪는다면 세계 경제가 기댈 곳이 없다는 우려가 커질 수 있다.


독일 경제의 침체가 세계적인 불경기의 원인이든 결과든 이런 우울한 분위기가 번지면 금리는 더 낮아지고 다양한 경기 부양책이 동원될 것이다. 증세 기조를 이어온 우리나라도 세금을 낮추는 쪽으로 정책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 원화는 약세, 달러화는 강세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금리, 환율, 주가 등 우리를 둘러싼 다양한 금융 환경이 독일 경제의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게 된다.


프랑스 영국 등 많은 국가들이 독일의 유연한 노동시장 정책과 도제식 직업 훈련 등을 도입하려고 노력중이다. 그러나 독일 경제가 침체로 빠지면 이런 정책 변화 시도에도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다. 그런 번화에 저항하는 계층에게 독일의 경기 침체는 좋은 반박 근거가 될 수 있다.


독일 경제의 갑작스런 침체 원인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중국 경제의 침체, 자동차 배출가스 기준 강화, 라인강의 가뭄이다.


1. 중국 경제의 침체

독일 경제는 수출지향형 경제이다.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로 네덜란드에 이어 세계 2위이다(한국이 37%로 세계 3위이고 미국과 영국은 12%, 30%에 불과하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타격을 쉽게 받을 수 있다.


독일 기업들도 그런 상황에 대비해 투자를 줄이고 있고 그런 움직임이 경기 침체로 반영되는 악순환이 시작됐다.(독일의 산업생산 지표는 1년전보다 3~4% 정도 줄어들고 있다)


독일 군민들의 신중함도 경기 침체의 원인으로 꼽힌다. 장래에 다가올 경기 불황에 대한 대비 차원에서 저축을 늘리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합리적인 선택이지만 국가 차원에서는 나쁜 선택이다.


2. 자동차 배출가스 기준 강화

독일 정부가 디젤 차량의 배출가스 측정방식을 실험실 측정방식에서 국제표준 인증방식으로 바꿨는데 인증 설비가 부족해 인증이 늦어졌고, 그로 인해 신차 출시가 뒤로 밀리고 있는 것도 자동차 매출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독일의 차량 생산대수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 감소 추세이다.


3. 라인강의 가뭄

라인강의 가뭄으로 수위가 낮아지면서 라인강을 통해 제품과 원료를 실어나르던 독일 화학업체들의 생산과 수출에 차질이 온 것도 독일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 라인강의 수위 하락은 공업용수 부족으로도 이어진다. 라인강은 독일 전역을 휘감고 흐르는 강이어서 일부 지역의 문제로 국한되지 않는다는데 문제가 있다.


가뭄이나 인증설비의 문제는 독일 경제의 근본적인 경쟁력 훼손에 따른 원인은 아니다. 하지만 아주 사소한 사건으로 경기가 위축되더라도 그 여진이 길어지면 경기가 위축됐다는 사실 자체가 경기 악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독일 정부는 중국의 거대기업과 경쟁하기 위한 독일 국가대표 기업을 키우기 위해 독과점 규제를 완화하고 세금 부담을 완화하는 등의 정책 카드를 고민중이다.


그러나 독일 경제의 침체는 몇가지 단기적 원인에도 기인하고 있지만 그동안 독일 경제를 이끌어온 세대의 급격한 노령화와 이들의 뒤를 이을 후속 세대의 기술습득이 원활하지 않다는 구조적인 문제와도 맞물려 있어서 쉽게 풀릴 고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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