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에서 52시간 근무제 도입 및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중소/중견기업이 해외 투자를 대거 고려하고 있다는 기사를 냈다. 100억원대의 영업이익이 반토막이 났다, 협력사에 비용을 전가한다, 인건비가 치솟는다, 고용감소의 역풍이 불어올 것이다 등 무시무시한 문장으로 가득하다.


우리 경제의 허리를 지탱하는 중소/중견기업이 정말 이렇게 흔들리고 마는 것인가?


나는 저런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이야말로 그동안 우리나라의 중소/중견기업들이 낮은 인건비에 기대는 것 말고는 원가를 절감한다거나 생산의 효울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거라 생각한다. 기업의 이익에 미치는 변수들은 수십가지인데, 그 중 하나인 인건비가 변동된다고 해서 사업을 폐기해야 할 정도로 NPV가 안 나온다면 그 사업의 경영방침이 잘못된거다.


우리나라의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물량이나 금액은 전체 기업의 절반 수준이나 이것이 극히 일부에 집중되어 있다보니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수출참여율은 선진국의 절반에서 1/4수준에 가깝다. 산자부 보고서 내용이니 틀릴 일도 없는 숫자다. 결국 전방 수요를 확장시키지도 못하고, 내부적으로 효율성을 강화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인건비가 오르니 당연히 대책이 없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분명 이런 이야기를 하면, 자영업 이야기 할 때와 똑같이 답답하면 너가 뛰어 보아라는 말씀하실 분들 계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백번 양보하더라도, 국민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은 정부의 책임이고 경영 효율화와 혁신, 판로 개척을 통해 이익을 쌓는 것은 기업의 책임이다. 인건비가 중요하다는 것은 투자를 하는 사람으로써 당연히 아는 내용이나 '인건비 때문에' 사업을 접는다고 하는 것은 기업들이 자신들이 져야 했던 경영 책임을 정부에 떠넘기는 것이다.


하나 예를 들어보면, 소음 문제 하나 때문에 독일정부는 자국 최대이자 유럽 최대의 허브공항인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의 야간 이착륙을 금지시켜 버렸다. 당연히 독일의 플래그십 항공사인 루프트한자는 강하게 반발했으나 그 이후 국제공항의 여객이나 화물 물동량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물론, 외국의 사례가 우리나라에 모두 들어맞는 것은 아니지만 핵심은 이런거다. 

정부와 기업은 각자의 역할 하에서 문제를 풀어야지 문제 어렵다고 출제자 탓을 하며 다른 학교로 가면 시험 점수가 높아지는가? 아니라는 것이다.


기사를 발행한 한국경제도 마찬가지다. 정말로 영양가 있는 보도라하면, 이럴때일수록 혁신으로 인건비 상승을 극복하고 이익을 창출하거나 해외 판로를 개척한 기업인들의 사례를 묶어 특집 기사를 내거나 좌담회라도 개최해야 한다. 그래야 중소/중견기업 사장님들이 그런 것들을 보고 참고하여 기업도 좋고 노동자도 좋은 구도가 생성되는 것이다. 


공포 마케팅은 그만 좀 써먹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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