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미세먼지, 중국 탓이 대부분은 아니다.”라고 얘기했을 때 가장 많이 듣는 얘기는 “그래서 미세먼지는 국내 탓이란 얘기냐”입니다. 국내 반, 중국 발 정도라고 얘기를 하면 “중국발이 50%여도 적지 않은데 이게 문제가 아니란 얘기냐”는 질문도 나옵니다.

-어쩌다 이런 프레임이 생겼는지 모르겠습니다. 미세먼지가 중국파와 국내파로 나뉠 문제인가요? 최근에는 정치적 진영 프레임으로 나누는 움직임도 보입니다. 과학으로 이해돼야 할 미세먼지 문제를 너나 할 것 없이 정치 문제로 다룹니다. 복합적인 요소가 매우 복잡하게 작용하는 미세먼지가 누군가의 칼에 의해 무 자르듯 잘립니다. 미세먼지를 과학적으로 얘기하는 사람에게조차 그 칼끝이 향합니다. 저는 제 의지와 상관없이 그들에 의해 국내파, 친정권파로 분류되더군요. 그냥 중국인으로 분류하는 분들은 더 많고요.

-제가 미세먼지가 대부분이 중국발이라는 인식을 부정한다고 미세먼지가 다 국내 탓이라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략 절반 정도는 국내, 나머지 절반 정도는 중국발이라는 그동안의 연구 결과에 기반해 보도합니다. 
절반 정도나 차지하는 중국발이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그동안 중국발 미세먼지와 관련한 증거도 어느 누구보다 많이 보도해 왔습니다. 지금도 중국발 미세먼지의 증거라며 떠도는 기사들의 상당수가 제 기사입니다.(그것들을 퍼나르며 제가 정권이 바뀌자 변절했다는 분도 계시더군요.)

-서문이 길었습니다. 6편까지 써오는 동안 가까운 분들부터 모르는 분까지 보내주신 다양한 반응을 보며 느낀 점이 많아서 그랬습니다. 이제 겨우 다다른 지점이 미세먼지의 영향은 평균 농도가 중요하며, 그 평균 농도는 대략 국내 반, 중국 반이라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이미 많은 분이 “너는 왜 국내 탓만 하고 있냐”라고 말씀하시는 걸 보며 여러가지 생각이 듭니다. 아직 시작도 않은 얘기인데 말이죠. 그래서 이번 글부터 다루려고 합니다. 이 반반을 어떻게 해결할 지에 대한 문제입니다.

-외국에서 유입된 오염 물질이 내 숨으로 들어오는 것은 당연히 불쾌한 일입니다. 남이 우리 집에 똥 싸놓는 꼴이랄까요. 그런데 어차피 남의 똥이 싸질러져 있으니 내 똥도 아무 데나 싸질러 놓고 안 치울 건가요? 남의 똥이 훨씬 더 커 보여서 내 똥은 더럽지 않게 느껴지나요? 
남이 자꾸 우리 집에 와서 똥을 싸면 여기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겠죠. 동시에 우리가 싸는 똥에 대한 대책도 필요할 겁니다. 다만 둘은 분명 다르게 접근해야 하겠죠. 더럽지만 나름 적절한 비유라 생각해 이번 글에서 밀고 나가보겠습니다.

-먼저 남이 우리 집에 똥을 싸면 어떻게 할까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항의하자’일 겁니다. 그래서 옆집에 따졌습니다. 너네 똥이 우리 집으로 넘어온다고. 그랬더니 그 집에서 그 똥이 내 똥이라는 증거가 있냐고 합니다. 담장(위성) 위에서 보면 스멀스멀 내려오는 게 다 보인다, 니 똥 특유의 냄새도 난다(성분 분석)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자기들이 싸는 똥이 워낙 많은데 우리 집 쪽이 지대가 낮으니(편서풍) 어쩔 수 없이 조금은 내려갈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적반하장으로 가끔 우리가 싸는 똥이 자기네 쪽으로 튀는 일도 있다고 합니다.

-현재 한중 간의 상황은 위의 비유 가운데 “증거가 있냐” 쯤 온 것 같습니다. 작년에 한중일 미세먼지 공동 연구 결과 발표가 무산됐죠. 중국 쪽 배출량 자료가 과거(2010년) 자료라는 중국 측 항의가 받아들여졌기 때문입니다. 최근 중국이 한반도와 가까운 동부 지역 19개 성시의 최신 배출량 자료를 한국 연구진에게 보내왔습니다. 그 외 지역은 중국 칭화대 자료를 이미 보유하고 있어 중국 전체의 배출량 자료가 확보된 셈입니다. 이 배출량 자료를 바탕으로 올 하반기에는 한중일 3국 정부가 인정하는 공동 연구가 발표될 예정입니다. 잘 진행된다면 중국발이 몇 %인지가 적시돼 나올 겁니다. 
이후의 상황은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편서풍 지대이니 바람을 타고 일부 유입되고, 최근에는 기후 변화의 영향도 크며, 일부는 반대로 한국에서 중국으로 유입되는 경우도 있으니 이건 일방적인 가해-피해의 문제가 아니다, 함께 줄여나가자" 뭐 이런 얘기가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많은 국민이 바라는 대로 “우리가 너네한테 이만큼이나 보내니 얼마나 보상해줄게, 아니면 너희가 원하는 만큼 줄여줄게” 이런 대답이 나올 거라 기대하긴 어려울 겁니다.

-그러면 우리로서는 ‘아~항의로는 씨알도 안 먹히는구나. 경찰에 신고하자’라고 생각할 겁니다. 그런데 신고해서 남의 집 똥이 우리 집에 안 넘어오게 하려면 관련법이 있어야겠죠. 똥이 넘어가지 말아야 할 의무, 넘어갔을 때 피해 보상, 넘어갈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면 줄여야 할 법적 의무 등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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