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모두가 알다시피 '수출'이 전체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수출주도형 국가입니다. 그러나 최근 세계교역의 둔화와 함께 수출증가율이 꾸준히 하락하면서 수출주도성장에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우리나라는 경제개발 초기부터 실질 수출은 GDP보다 두배 가까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경제성장의 엔진역할을 수행했는데요. 그러나 최근 5년간의 평균 수출증가율은 GDP 성장률보다 낮고, 14~17년은 통계 작성 이후 최초로 4년 연속 수출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밑돌았다고 합니다. (2018년은 수출이 경제성장률보다 높은 4%의 증가를 보였으나, 이는 반도체 특수와 세계 경기의 동반 회복이라는 호재를 고려한다면 증가세의 지속은 불확실하다고 생각됩니다.)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수출이 전체 경제의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함과 동시에 성장률이 잠재성장률과 같거나 이상이어야 합니다. 가능할까요?
아래 그래프를 보면 1990년대부터 08년 금융위기 전까지의 세계교역 증가율은 경제성장률을 웃돌았지만, 그 이후 두 지표는 비슷한 수준이 된 걸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미래에도 수출주도를 통한 경제성장은 순탄치 않은게 현실입니다. 또한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반세계화 여론의 확대(브렉시트 등)와 그에 따른 보호무역 기조, 미중 무역전쟁 등은 세계교역 부진에 앞으로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동안 경제성장을 주도해 온 수출주도성장의 요인들이 불확실해진 상황에서 그나마 잠재성장률이라도 유지/지속하기 위해서는 수출부진을 보전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해보입니다.
지난 정부는 수출부진으로 인한 경제성장을 보전하기 위해 투자(주택)를 제시했습니다. 그 결과, 건설투자는 15~17년간 평균 8.2%의 높은 증가를 보였고 이는 93~95년 이래 20년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건설투자 주도의 수요확대는 지속가능하지 않을뿐만 아니라 최근, 부동산 경기과열과 가계부채 급증이라는 부작용을 초래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건설투자/GDP 비중은 OECD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건설투자주도의 성장은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건설경기투자의 후유증으로 17년 하반기 이후, 투자가 급감하면서 낮은 성장률을 보였습니다.
이 시점에서 '소비의 활성화'를 촉진시키는 것이 주요하다는 생각이 현재 대한민국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펼치는 이유 같습니다.
위에 언급했듯 우리나라는 이제 주택투자가 빠르게 증가할 수 있는 가능성과 그 여지가 적은 편입니다. 그리고 이런 투자를 통한 경제 성장은 균형있게 발전하지 못한다는 걸 경험했습니다. 때문에 우리 민간의 소비확대를 통해 경제성장의 구조를 변화시킬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우리나라의 민간소비/GDP 비율은 아직까지 OECD내에서 낮은 국가에 속하고 경상수지도 대규모 흑자기조를 지속 중이라는 점에서 소비확대의 여지는 많은 편입니다. 경제구조가 비슷하다고 평가받는 일본이나 기타 나라들에 비해 7~10%P 낮은 걸 알 수 있습니다.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 우리나라의 민간소비는 GDP 성장률을 하회하는 낮은 증가세를 장기간 지속하면서 상대적으로 저성장 구조가 고착화되었습니다. 그리고 소비의 저성장은 가계/기업소득 간 성장 불균형에 따른 가계소득 부진과 인구구조 변화, 그리고 가계부채 부담 등에 따른 소비성향 하락이 그 원인이라는 보고서들이 나왔습니다.
장기간 고착화된 소비부진 구조하에서 큰 폭의 소비 증가세 확대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최근 초과 세수 등에 따라 정부의 자금잉여가 크게 늘어나면서 자금잉여/GDP 비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국가 재정의 역할이 정말 중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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