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요근래 대한민국의 각종 매체를 지켜보면 반기업적인 마인드가 자동으로 셋업되는 것 같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약탈해 성장했다는 말이 너무나 당연하게 나오고 이 말을 사람들은 논리적으로 판단하지 않은채 그게 맞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기업간 투명/공정한 경쟁이 중요한 요소지만, 지금의 분위기는 국민들은 피해자이고 기업가들은 다 사기꾼이다. 이 흑백논리가 너무 판을 친다. 그래서 좀 알고 싶어졌다. 정말 좋은 기업은 어떻게 탄생할까?, 정말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은 어떤걸까?
1.
일반적으로 아래의 3가지 이유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라 한다.
-법인세가 낮아야 한다.
-노동유연성이 높아야 한다.
-규제가 없어야 한다.
나는 이 3가지 명제와 함께 2015' 포브스 기준으로 '기업하기 좋은 나라' 1등에 뽑힌 덴마크와 우리나라를 비교해 보고자 한다.
2.
먼저, 법인세다.
덴마크는 2017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와 법인세 차이가 2.2%밖에 되지 않는다(덴마크 22%, 한국 24.2%). 법인세 정도는 OECD 다른 나라와 비교해봐도 덴마크나 우리나라나 크게 차이가 없다. 오히려 우리나라는 OECD평균을 벗어나 법인세비율이 계속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유의미한 차이점은 덴마크는 OECD평균 조세부담율 25.1%을 넘어서 GDP의 49.6%가 세금으로 지출된다는 거였다(한국 19.4%)
2.
덴마크는 '황금삼각형'이라는 모델을 유지하고 있었다.
여기에 우리나라와 굉장히 큰 차이가 있다. 이 모델은 유연한 노동시장, 탄탄한 사회안전망, 적극적인 교육/훈련으로써 노사정이 합의하에 구성되어 있다. 이 유연한 노동시장이 갖는 이점이 굉장히 크다. 기업은 자신이 갖고 있는 인재보다 더 나은 인재가 발견되면 그 전을 해고하더라도 다시 고용한다(같은 비용 대비). 그게 기업이다. 이 체계는 최대 이익 추구가 목적인 기업 입장에서 필요조건이다.
노동시장유연성의 경우, 신기하게도 덴마크와 한국은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덴마크 60.7점, 한국 53.6점). 그럼 차이는 대체 어디서 오는걸까?
3.
내가 찾은 차이점은 바로 '사회안전망'이다.
북유럽과 대한민국의 사회복지비교 보고서를 보면 덴마크는 노동자의 소득안정성 지수 100, 적극적 노동시장정책 지수 100이지만 한국은 7.14와 4.94밖에 되지 않는다. 즉, 한국의 노동자가 실업을 했을시 일상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안정감이 기업 선진국(10권 안쪽은 대부분 북유럽이다)에 비해 굉장히 떨어진다. 이런 상태에서 한국에 있는 기업이 이익추구를 위해 노동자를 해고해버린다면? 대한민국은 패닉상태에 빠질거다. 관련사례는 '군산 GM공장 폐쇄'를 보면 알 수 있다.
무튼 이러한 패닉을 미연에 방지하는 게 실업보험, 직업훈련 등인데 덴마크는 위 점수를 통해 알 수 있듯 이 부분이 아주 잘되어 있다(이는 역시 북유럽 대부분 국가들에 해당한다).
4.
지금 실행되는 정부의 최저임금인상이나 기업에 대한 규제 방향성을 보면 그 누구를 위한 정책도 아닌 것이 실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5.
사회안전망에 대해 더 이야기해보면, 덴마크의 월급대비 실업보험지불금액은 61%로 한국의 60%와 차이가 거의 없지만, 수혜기간이 덴마크 4년, 한국 120일~270일로 많이 차이가 있다. 재취업비율 또한 덴마크는 73%, 우리나라는 43%로 덴마크의 직업교육이 상대적으로 탄탄하게 운영되어 지는 걸 알 수 있다. 이런 지표를 통해봤을때 우리나라 국민에겐 실업자체가 공포일 수 밖에 없다. 실제로도 공포고.
6.
덴마크와 비교를 통해 우리 한국이 배울 점은 '국민에게 복지를 마구 해줘야 하고 그래야 기업하기 좋은 나라다'는 것이 아니라 국민 스스로가 실업을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가짐과 그걸 뒷받침하는 탄탄한 체계가 생겨야 한다는 거다. 이건 기업의 소득을 재분배하고 세금을 많이 내서 해결되는것도 아니고 노동자의 최저임금을 상승시켜서 만들어지는 체계가 아니다. 민감한 노동유연성을 정말 공론화해서 노사정이 합심했으면 좋겠다. 진짜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필요하다.
7.
마지막으로 세계은행 기업 환경평가에 따르면 기업하기 좋은 나라의 기준은 다음과 같다.
-법적 분쟁 해결
-전기 공급
-퇴출, 창업
-건축인허가
-통관행정
-자금조달
-재산권 등록
-소액투자자 보호
-세금 납부 등이다.
전체내용을 보면 기본적으로 정부의 정책규제(올바른 규제)에 무게를 두고 있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규제'란 속도보단 그 과정과 결과가 투명해야 한다. 즉, 정부가 투명하게 규제를 운영해야 하고, 이것을 기업이 투명하게 이행해야 한다. 덴마크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 1등인 동시에 부패하지 않은 나라 1등인 곳이기도 하다(두 지표 상위권에는 거의 같은 나라들이 들어있다). 이 투명성을 바탕으로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고 더 많은 이익을 기업은 창출할 수 있다.
8.
우리나라도
행정이 투명하고 부패가 없는 정부를 가진 나라이자 국민들이 실업에 대한 두려움 없이 기업의 해고와 고용이 쉬운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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