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을 강제로 올려서 추가적 성장이 가능하려면 이론적으로 두가지 단계가 성공해야 한다.


1. 

고용주가 임금 상승을 판매가로 전가하면서 고용을 줄이지 않아야 한다. 최저임금을 받는 곳이 주로 내수 서비스 업종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판매가를 올려도 소비가 도망갈 곳은 마땅치 않을 수 있다. 물가는 오르겠지만 소득 분배는 개선이 필요하고 이에 따른 추가적 성장은 아직 없는 단계다.


2. 

소득 분배 개선 이후 한계소비성향이 높은 저소득층이 소비를 늘려야 한다. 

성장의 시나리오는 여기서 일어나는데 지금은 1번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잠잠한 물가지표는 고용주들이 가격 전가 시도를 쉽게 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말하고 있으며, 악화된 고용 지표는 겁 먹은 고용주들이 고용 줄이기부터 손을 대고 있음을 알려준다.

애초부터 1번을 넘는 게 어려운 일이긴 했지만 적어도 극단적인 목표로 고용주의 위기감을 자극하진 말았어야 했다. 경제는 심리라 위기감이 조성되면 상황은 더욱 나빠지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고용지표가 최악으로 나온게 최저임금의 영향만은 아니지만 그 정도로 현재 경제 상황이 녹녹치 않다면 더욱 더 소득주도성장을 고집해서는 안된다. 소득주도성장(정확히는 임금주도성장)정책은 최저임금 인상 뿐 아니라 이중화된 노동가격(동일노동 동일임금, 비정규직과 정규직 임금차) 해소 등을 겸비할 때 가능하다. 지금 문재인 정부는 정책 조합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