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에서 파는 차를 신용카드로 구입할 때 카드사가 현대차에 가맹점 수수룔 몇 %를 떼는게 맞느냐를 놓고 카드사들과 현대자동차가 맞서고 있다.
영세가맹점의 카드 수수료를 낮춘 대신 대기업들의 카드 ㅅ수료는 높이라는 정부 방침이 현장에서 충돌하는 거다. 현대자동차의 카ㅡ 수수료 문제는 대형마트의 카드 수수료 인상과는 또 다른 성격이라서 문제의 실마리를 풀기가 더 어렵다.
이 소식이 중요한 이유는 소비자들의 신용카드 혜택이 얼마나 줄어드느냐와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신용카드사가 영세 가맹점 수수료를 낮춤으로써 생긴 손실을 어딘가에서는 최대한 만회해야 소비자들에게 주던 신용카드 혜택을 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카드회사들 편이다. 영세 자영업자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인위적으로 낮춘 후 그에 따른 카드사들의 손실을 대형마트나 현대차같은 대기업에 적용하는 가맹점 수수료를 올려서 만회하라는 게 현재 정부의 정책 방향이다. 카드사들이 현대차에 가맹점 수수료 인상(1.9%->2.0%)을 통보하는 것도 그런 배경이다.
그러나 현대차는 신용카드 수수료를 높여주면서 굳이 신용카드를 받을 이유가 적다. 대형마트와 신용카드사들은 서로가 없으면 불편한 '공생관계'이지만 현대차와 신용카드사들 사이의 관계는 전적으로 신용카드사들이 아쉬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대형매트에서는 특정 카드를 안받으면 고객들은 눈 앞에 있는 마트 점원에게 항의하거나 그 카드가 없으면 물건 구입을 안한다. 그러나 자동차 대리점에서는 카드를 받지 않는다고 그 자동차를 구매하지 않는 거의 없다.
범정부 차원에서 현대차에게 압력을 가하지 않으면 카드사들이 독자 협상에서 자동차 회사들을 이기기는 논리적으로나 구조적으로나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차는 심지어 "카드사들이 현대차보다 영업이익률이 높다"고 반박했다. 2014년에도 카드사들이 '복합할부'라는 편법으로 소비자들의 카드결제를 부추기자 현대차는 당시에도 카드사화의 계약 해지를 무기로 카드사들을 압박해 가맹점 수수료를 0.4% 포인트 가까이 끌어내리기도 했다. 마트에서는 특정 카드 결제가 안되면 마트에 항의하지만 자동차 대리점에서 특정 카드만 받으면 고객은 그런가보다 하고 그 특정 카드를 신청한다. 자동차 가격의 1% 캐시백이면 그것만해도 수십만원이니까. 여러가지로 카드사가 불리한 협상이다.
그러나 카드사들도 양보가 어렵다. 현대차와의 수수료 협상에서 무릎을 꿇으면 대형마트들과의 협상에서도 힘을 갖기 어렵다. 현대차는 안올리고 왜 우리만 올리느냐는 대형마트나 백화점들의 반박에 논리적으로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카드사들 입장에서 보면 양보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맞서 싸우기도 벅찬 상대를 만난 셈이다. 이럴줄 알았으면 대형마트들과 먼저 협상을 끝내고 현대차와 다퉈볼 걸 그랬다. 둘 중 그래도 편한 상대는 대형마트쪽이니까. 그랬다면 "대형마트들도 양보했는데 왜 현대차만 버티느냐"는 여론에라도 기대할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정부가 뒤에서 도와주고 있긴 하지만 카드사들의 기분이 울적한 건 변함이 없다. 현대차나 대형마트들에게 가맹점 수수료를 더 올려받아본들 내년쯤이면 또 그걸 기반으로 또 영세 가맹점들의 가맹점 수수료를 낮추는데 쓰라고 압박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가 어디서부터 꼬인걸까 거슬러올라가보면 이 논란은 정부가 신용카드 사용을 의무화하는 법을 만들고 밀어부칠때부터 생긴 왜곡이다. 가게는 신용카드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고 현금을 ㅐㄴ는 손님을 더 우대하는 것도 못하니 가맹점 수수료 협상력이 있기가 어렵다. 연말정산 혜택으로 손님들은 너도나도 신용카드를 내밀기 시작하니 영세가맹점이든 대형가맹점이든 신용카드사와 제대로 협상을 하기 어려웠던 거다. 신용카드를 안받을 수 있는 가맹점이라는 게 존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생기기 시작한 영세가맹점들의 협상력 부족이 누적되어 이제는 협상을 할래야 할 수 없는 지경까지 온 거다. 정부가 사실상 가맹점 노조의 노조위원장이 되어 대신 협상을 해주고 심지어는 그에 따른 회사의 손실을 보충해주기 위해 다른 거래처(대형마트)들의 납품 단가가지 조정해줘야 하는 우스운 상황이 됐다.
신용카드 사용으로 사회가 더 투명해지고 세금이 더 잘 걷히게 된 반대급부로 치러야 하는 우리 사회의 비용일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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