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사이의 갈등은 '미국이 무역적자를 줄이고 일자리를 되찾아오려고 한다'는 차원을 넘어선 것이다. 일견 양국 문제가 무역 갈등으로 비쳐질 수 있지만, 그 본질은 양국의 전략적인 이해관계의 충돌이다. 미국으로서는 중국의 경제 군사적 부상을 방치하면 헤게모니를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고, 중국으로서는 언제까지나 값싼 물건 만드는 신흥국에 머물 수 없고 선진국으로 도양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패권과 경쟁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미국과 중국은 2018년 상호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맞교환하면서 겨루었지만, 무역 전쟁으로 승부가 나지는 않는다. 경제나 무역은 하나의 생태계와 같아서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무역 전쟁을 끝없이 밀어붙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미국도 중국과 무역관계를 대폭 줄이거나 끊으려면 앞으로 몇 년의 시간이 더 걸릴지 모른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기롭게 '중국의 최대 약점은 무역이니 그들이 미국에 대해 얻고 있는 무역 흑자를 공격하면 굴복할 것이다'라고 하지만, 미국도 중국과 무역하지 않고서는 애플의 아이폰도 미사일도 만들 수 없는게 현실이다. 미국내  민주당과 공화당이 모두 중국 경제를 견제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트럼프의 일방적 무역 전쟁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나그네의 외투를 벗긴 것은 바람이 아니라 햇빛이었다. 중국에 대한 직접적인 무역 전쟁으로 중국을 더 강력하게 결속시키는 것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간접적으로 중국 내부에서 버틸 수 없는 경제 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 효과적인 공격일 수 있다. 이런 면에서 미국이 경제를 계속 성장시켜 경기침체가 오지 않도록 하고, 경제가 호황을 지속하는 동안 금리를 계속 올리는 고금리정책을 쓰는 것이 중국을 협상 테이블에 나오게 하는 데 더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다.


중국과 홍콩은 2008년 이후 민간부문의 부채가 GDP 대비 각각 94%포인트, 141%포인트나 증가했다.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부채가 많이 증가한 셈이다. 따라서 고금리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경제환경이기 때문에 미국이 고금리정책을 쓰면 중국과 홍콩이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ㅁ국이 2017년 감세정책에 이어 2019년에 인프라 투자와 대규모 군비지출도 감행해서 경제성장세를 계속 끌고 가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맞서 중국은 기업에 대출을 더 확대하고 금리를 낮추면서 위안화를 절하하는 정책을 펼 것이다. 미국의 고금리정책과 달러화 강세로 중국 기업들이 직면한 외화유동성 사정이 많이 악화됐기 때문에 국내에서 금융완화정책을 펴서 기업들의 어려움을 완화시켜주고, 위안화 약세를 통해 관세 부과로 어려워진 수출기업들을 지원하는 것이다. 위안화 약세에 대응해 다른 나라들이 모두 통화가치를 낮추는 경쟁적 평가절하 상황이 되면, 미국 혼자 달러화 강세가 되면서 미국 기업들의 수출이 악화되고 미국 경제의 고성장, 이를 기반로 한 고금리정책도 어려워질 수 있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은 지난 10년간 부채증가를 억제하는 디레버리징을 해왔지만, 중국과 홍콩은 지난 10년간 GDP 대비 가계와 기업의 부채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증가한 나라다. 홍콩은 2017년 2분기까지 10년간 민간부채가 GDP 대비 141%포인트나 증가해서 324%이며, 중국은 94%포인트 증가해서 210%다. 한국은 34%포인트 증가해서 195%에 이른다.)


미국의 고금리와 중국의 위안화 절하는 각각 상대를 겨눈 칼이지만 모두 양날의 칼이어서 칼날이 자국 경제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 .미국의 고금리가 중국의 양보를 받아내기 전에 미국 금융시장을 붕괴시킬 수 있으며, 중국의 위안화 절하가 국내 인플레이션을 유발해 국민들의 원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과 중국 모두 고금리정책과 위안화 절하를 조심스럽고 점진적으로 쓰고 있는 것이다.

미중 갈등은 무역전쟁에서 그치지 않고 고금리와 통화가치 절하 등 다양한 경제 영역에 걸쳐 나타날 것이다. 또 경제 영역에만 그치지 않고 2019년에는 남중국해를 둘러싼 군사적 갈등과 중국의 금융시장 개발, 미국의 첨단산업 개방, 일대일로 국가들에 대한 IMF 원조, 인프라 투자 참여 등 정치와 외교, 군사, 경제 등 다양한 영역에서 맞붙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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