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신용카드를 대체하겠다고 야침차게 시작한 '제로페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새로운 결제수단이 시장에 자리잡는데 시간이 걸리는 건 당연하지만, 자리잡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고민해볼 시점이다.


제로페이는 소비자와 판매자가 앱을 깔면 소비자의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돈이 이체되는 방식이다. 신용카드 회사들이 중간에서 가져가는 카드 수수료가 없다는게 제일 큰 장점이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제로페이가 신용카드를 대체하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비슷한 규모로 경쟁을 해주기만 해도 의미는 있다. 그러나 제로페이가 갖고 있는 몇가지 구조적인 한계가 눈에 띈다.


제로페이는 신용카드사들이 가져가는 중간 수수료를 없애기 위해 만든 것이지만 그 시도가 성공하려면 신용카드사들이 가져가던 중간 수수료가 '하는 일 없이 괜히 과도하게' 가져가는 것이어야 했다. 그러나 카드회사들이 가져가던 수수료는 과도하냐 아니냐의 논란은 있을 수 있지만 아무 일도 안하고 그냥 가져가는 건 아니었다.


제로페이가 잘 안되는 이유는 소비자와 판매자가 제로페이라는 게 있는지 어떻게 하면 이용할 수 있는지 잘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과거에 신용카드가 처음 도입될 무렵에는 VAN이라고 부르는 단말기 보급 유통업자들이 돈을 받고 신용카드 활성화에 기여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일을 서울시 공무원들이 한다. 누군가 중간에서 돈을 받고 해야할 일을 돈을 안쓰고 하려니 생기는 불가피한 잡음이다.


제로페이를 쓰면 뭐가 좋은지를 판매자와 소비자에게 알리는 일도 대단히 어려운 일이지만 역시 비용을 들이지 않아야 함므로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다. 중간 수수료를 없애겠다고 했는데 일을 실제로 해보니 중간 수수료 없이는 될 일이 아니라는 걸 자꾸 절감하는 안타까운 상황인 듯 하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제로페이도 성공하는 게 좋은 일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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