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편은 국내 미세먼지 농도가 과거에 비해서는 줄어들었다는 내용을, 4편은 중국의 배출량도 줄어드는 추세라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그런데도 국내 미세먼지에 있어 중국이 분명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줄었더라도 중국은 여전히 세계의 굴뚝으로 불릴 만큼 '절대적인' 오염 물질 배출량이 많은 국가입니다. 편서풍 지대에 있으니 우리는 중국의 영향을 상당히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 양이 얼마나 될까요?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국내 미세먼지에 있어 절대적인 수준일까요? 이번 글에서 많은 분들이 가장 궁금해 할 '중국발 몇 %?'를 담아보려고 합니다.

-중국발이 몇 %냐는 연구 결과와 기사는 그동안 지겹도록 많이 나왔죠. 그런데 그 숫자는 어떻게 나왔을까요? 먼지를 붙잡아서 현미경으로 들여다 보면 거기에 'made in China'가 써있을까요? 그럴 리 없죠. 보통은 복잡한 모델링을 통해 '추정'하는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 과정도 알기 어려운 복잡한 모델링보다 일반인도 알기 쉬운 수준에서 중국발을 추정하는 방법을 제안해 보겠습니다. 이른바 '중국이 없다면 한국의 공기는 어떤 수준일까' 방법입니다.

-지난해 한국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24㎍/㎥입니다. 만약 중국발이 50%를 차지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중국만 없다면 한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12㎍/㎥로 줄어들 겁니다.(물론 이는 초미세먼지의 복잡한 과학적 특성을 매우 단순화한 결과입니다.) 이런 방법으로 제가 그림 하나를 그려봤습니다. 발로 그려서 죄송요.

-중국발이 정말 절대적인 수준인 90%를 차지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중국이 없다면, 즉 국내에서 발생하는 오염 물질만으로는 농도가 2.4㎍/㎥밖에 안 될 겁니다. 이게 지구 상에서 가능한 숫자일까요? 해외 연구 결과를 찾아보니 북극에서 관측한 농도가 2㎍/㎥ 정도입니다. 만약 중국발이 90%라면 우리나라에서 배출되는 오염 물질의 양은 극지에서 나오는 수준과 비슷하다는 재미난 결론이 나옵니다. 국가별 통계를 찾아봐도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국가가 아이슬란드로 5㎍/㎥였습니다. 중국발이 80%라고 가정했을 때 나오는 국내 농도겠네요.

-중국발이 50%라고 가정하면 농도는 12㎍/㎥이 나오죠. 이 정도면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이네요. 글쎄요. 우리가 유럽 선진국 만큼 환경 규제가 심한가요? 개개인의 환경 의식이 그만큼 선진화 했나요? 제 스스로도 우리나라가 유럽 선진국과 비슷하다고 하기엔 좀 부끄럽네요. 
지난해 연평균 농도를 보니 15㎍/㎥ 안팎인 나라가 이탈리아, 브라질, 싱가포르 등이 있네요. 현재 우리나라 농도의 약 60% 수준입니다.

-물론 이러한 추정 방식이 그다지 과학적이지 않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그런데도 이런 방법으로 설명드리는 것은 일반인들에게 전문가들이 분석한 결과는 복잡한 과정과 불확실성에 대한 이해 없이 결과로 나온 숫자 하나만 남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위성 사진'이라 믿는 그래픽 몇 장, 서풍 불면 농도가 높아지는 이유, 백령도의 농도가 높은 이유 등을 통해 본인이 추정한 '중국발 %'를 훨씬 더 신뢰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누구나 와닿을 만한 쉬운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이런 방법을 제안해 봤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중국발이 90%라고 믿으십니까? 
그렇다면 당신은 펭귄처럼 자동차 없이 걷고 헤엄치며 사셨습니까?
북극곰처럼 전기도 쓰지 않고 겨울잠 자며 살아왔습니까?
당신은 펭귄도 북극곰도 아닌, 적어도 국내 미세먼지의 절반 정도는 책임지고 있는 한국 사람입니다.


<다음 편 예고>
여기서 나온 결과는 다 평균 농도 아니냐고요?
'평균의 함정' 아니냐고요?
우리 몸에 해로운 건 고농도 시기라고요?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담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Economic Insight : K의 구독자님!
글은 잘 읽으셨나요?

도움이 되셨다면, 
블로그에 있는 광고배너를 한번 터치해 주세요!
저에게 10원의 구독료가 들어옵니다^^.

또한 위의 쿠팡배너를 통해 제품을 검색/구입하시면 
결제액의 3%도 적립되니 이용해 주세요!

소액의 후원도 좋습니다.
신한 110-388-696576 
-Alexander K

페이스북, 유튜브 검색 - 이코노믹 인사이트 K


'사회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세먼지의 진실 7탄  (0) 2019.03.17
미세먼지의 진실 6탄  (0) 2019.03.13
미세먼지의 진실 4탄  (0) 2019.03.13
미세먼지의 진실 3탄  (0) 2019.03.13
미세먼지의 진실 2탄  (0) 2019.03.13

-이제부터 중국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시작 전에 꼭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저는 미세먼지의 상당량이 중국에서 넘어온다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다만 모두 또는 대부분이 중국발이라는 것은 부정합니다. 
또 하나, 저는 중국인이 아닙니다.

-그럼 사람들이 '미세먼지=중국'을 연결 짓는 몇 가지 논리를 살펴볼게요.
1. 이렇게 우리나라 미세먼지가 갑자기 나빠지는 건 중국의 급격한 경제 발전 말고는 설명할 수 없다→1~3편에서 미세먼지가 갑자기 나빠졌다는 것 자체가 거짓임을 말씀드렸습니다.
2. 중국이 베이징 등 수도권의 공장을 산둥성 등 한반도 가까운 쪽으로 이전시켜 중국은 깨끗해지고 한반도는 나빠졌다.
3. 중국이 동쪽 지역에 쓰레기 소각장과 석탄화력발전소를 대규모 건설해 한반도의 공기질이 나빠지고 있다.

-먼저 2번의 '산둥성 공장 이전설'에 대해 살펴볼게요. 
중국은 2013년부터 징진지, 즉 베이징, 톈진, 허베이 등 수도권 지역의 대기질을 개선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돌입합니다. 공장이나 발전소, 자동차의 오염 물질 배출량을 줄이고 단속을 강화하는 등의 정책입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징진지 지역의 공장을 도시 외곽으로 이전하는 계획도 포함돼 있었죠. 이때부터 중국이 수도권 지역의 오염도를 낮추기 위해 공장을 서해에 인접한 산둥성으로 대거 이전했다는 의혹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몇몇 언론사가 산둥성 현지 취재를 했고, 산둥성에 공장을 둔 국내 기업을 통해 이미 수 차례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습니다. 산둥성 역시 강력한 규제가 적용받고 있다는 사실만 확인했을 뿐입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산둥성 괴담은 끊이지 않습니다. 이 분들은 중국이 베이징 등의 배출량은 줄었지만, 한반도와 가까운 산둥성 등에서는 배출량이 늘고 있다고 끊임없이 '주장'합니다. 근거도 없이 말이죠.

-3번의 쓰레기 소각장과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은 여러 보고서를 통해 확인된 사실입니다. 그런데 소각장과 발전소의 건설이 오염 물질 배출량의 증가로 이어졌을까요? 국내 영흥화력발전소 등 최근 지어진 석탄화력발전소는 중국 쪽도 배출량이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쓰레기 소각장의 배출량도 얼마나 큰 지 제대로 알려진 바 없고요. 그럼에도 아무런 증거 없이 중국의 석탄화력과 소각장이 한반도에 '재앙'을 가져올 거란 기사가 난무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이 지역의 배출량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확인해봐야겠죠?

-그래서 1~3번 괴담의 진위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들을 가져왔습니다.



그림1,2) Remote sensing evidence of decadal changes in major tropospheric ozone precursors over East Asia
(Souri et al, 2017)에 실린 그림입니다. 미국 OMI 위성 센서로 동북아시아 지역의 주요 초미세먼지 원인 물질인 이산화질소 농도를 관측한 자료입니다. (자유한국당이 중국에 위성 자료인 줄 알고 전달했다는 '그래픽' 자료가 아니라 이건 진짜 위성 자료입니다.)
그림 1은 2005~2010년의 변화 경향, 그림 2는 2010~2014년의 변화 경향입니다. 붉은색은 증가를, 파란색은 감소를 나타냅니다.

-보시면 2010년 전까지 중국은 대부분 지역에서 붉은 색, 즉 증가를 나타냅니다. 그런데 2010년 이후에는 중부 내륙 일부를 제외한 중국 전역이 크게 감소했습니다. 중국의 급격한 경제 발전과 이에 따른 오염 물질 배출량 증가는 2010년 이전에 일어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한반도는 2010년 이후에도 수도권과 부울경 벨트를 중심으로 이산화질소가 증가한 경향을 나타냈고요.

-아마 중국 괴담에 푹 빠지신 분들은 2014년까지 자료니 그렇다, 2015년부터 미세먼지가 심해졌다고 말을 살짝 바꾸시겠죠? 그런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그림 3~6)은 국내에서 대기오염 배출량 부문 권위자이신 건국대 우정헌 교수님이 중국 칭화대 측 자료를 재가공해 제공하신 내용입니다. (국내 언론에 단 한번도 공개된 적 없는 단독 자료인데 페이스북에 풀고 있는 현실이 참 씁쓸하네요.)

-2015년 대비 2017년의 배출량 변화 경향을 나타낸 자료입니다.
그림3은 직접 배출된 초미세먼지(PM2.5),
그림4(질소산화물-NOx), 그림5(이산화황-SO2), 그림6(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은 초미세먼지의 주요 원인 물질 배출량입니다.
초미세먼지, 질소산화물, 이산화황은 중국 거의 대부분 지역에서 모두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휘발성유기화합물은 크게 줄지도 늘지도 않는 상태입니다.

-중국의 이 같은 배출량 저감은 실제 중국 내 초미세먼지 농도 저감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림7)은 2018년 미국 시카고대 에너지정책연구소(EPIC)의 연구팀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 전역 200여 개 도시의 공기 모니터링 결과를 분석해 발표한 보고서에 수록된 자료입니다.

-베이징 등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서 30㎍/㎥ 이상의 감소 폭을 보였습니다. 한반도와 가까운 산둥성의 옌타이도 4년 사이 농도가 46%나 감소해 베이징은 물론 중국 내 다른 도시들보다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대기질이 개선됐습니다. 공장이 이전했다면 나타나기 어려운 변화입니다. 뿐만아니라 절대적인 수치로도 29.7㎍/㎥를 기록해 중국 내에서 가장 대기질이 깨끗한 도시 중에 하나로 꼽혔습니다.

-물론 이러한 구체적인 통계보다 '무조건 중국 탓' 괴담이 대중들에겐 훨씬 잘 먹힙니다. 그걸 부추기는 언론도 한몫하고 있고요. 다만 저는 최소한 KBS에서만이라도 '미세먼지가 최악이다', '중국탓이다' 이러한 기사가 나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제 입으로 말하기 쑥스럽지만 이 글은 그동안 국내에서 중국 내 미세먼지를 다룬 어떠한 기사보다도 많고 자세한 팩트를 담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많이 공유하고 널리 퍼뜨려주세요.

-그래서 중국발이 몇 %냐는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다룹니다




안녕하세요.
Economic Insight : K의 구독자님!
글은 잘 읽으셨나요?

도움이 되셨다면, 
블로그에 있는 광고배너를 한번 터치해 주세요!
저에게 10원의 구독료가 들어옵니다^^.

또한 위의 쿠팡배너를 통해 제품을 검색/구입하시면 
결제액의 3%도 적립되니 이용해 주세요!

소액의 후원도 좋습니다.
신한 110-388-696576 
-Alexander K

페이스북, 유튜브 검색 - 이코노믹 인사이트 K


'사회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세먼지의 진실 6탄  (0) 2019.03.13
미세먼지의 진실 5탄  (0) 2019.03.13
미세먼지의 진실 3탄  (0) 2019.03.13
미세먼지의 진실 2탄  (0) 2019.03.13
미세먼지의 진실 1탄  (0) 2019.03.13

11월 초에 미세먼지가 굉장히 빡센 적이 있었다. 그러면서 뉴스의 헤드라인에는 이제 곧 중국의 겨울철 석탄 사용 때문에 더 심해질 것 같다는 보도도 나왔었다. 심지어 인도는 11월에 있는 디왈라 축제기간에 무려 농도수치가 999었다고 한다. 그냥 측정불가였단 소리다. 우리나라는 같은 날 100 정도였고, 차량 2부제를 시행하며 애썼다. 이런데도 내 기억엔 우리나라 정말 뿌옇구나라고 느꼈었다.


난 일주일에 2~3번 축구를 하는데 미세먼지 심한 날은 웬만하면 안나가려고 한다. 인원이 부족해 나가기라도 하면 마스크에다가 중무장 하고 나간다. 한번 나간 미세먼지 심한 날엔 집에 돌아오니 정말 머리가 띵할 때도 있었다. 그런데도 몇몇 사람들은 마스크도 안쓰고 뛰더라.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지금 당장 가시적으로 피해보는 게 없으니 좀 무덤덤한 것 같다.


좀 심각성을 일깨워보면 미세먼지는 1급 발암물질이다. 그리고 고혈압, 당뇨, 비만, 흡연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사망위험요소 top class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연간 700만명이 미세먼지로 죽는다고도 하고. 


내 나름대로 대책 세운다고 마스크도 열심히 써보지만 사실상 크기를 생각하면 진짜 방에 들아가서 공기청정기만 열심히 돌려야 한다. 10마이크로미터부터가 미세먼지 시작이고 2.5마이크로미터가 초미세먼지의 시작인데, 이 크기는 우리 머리카락의 단면지름 1/30 크기다. 사실상 거를 수가 없는 크기라 생각한다. 미세먼지 저감기술 뭐 하나 대박나지 않는 이상은 처참하다. 


더불어 대기질의 빈부격차 또한 관련이슈인데 개발도상국의 경우, 한창 성장해야할 타이밍인데 대기질까지 생각하면 일을 추진하기엔 예산집행이 어려운게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항구도시는 세계적으로 화학기업들이 벌써 5000천여개나 들어와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그 주변엔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고. 여기서 더 쇼킹한 것은 이산화탄소 배출량 1, 2위를 다투는 미국은 최근 환경청 장관 자리에 석탄업계 로비스트를 자리에 앉혔다. 띠용.


숲을 파괴해서 얻는 것은 굉장히 쉽고 가시적인 반면, 숲을 보호해서 얻는 것은 모두에게 조금씩 천천히 돌아가는 것 같아 문제해결이 정말 빡세 보인다.

국경없는 미세먼지 대책이 필요한 시점에 세계의 움직임은 너무 각기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