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을 가볍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가끔 최저임금이 몇십프로 올라도, 전기요금이 몇십프로 올라도, 환율이 몇십프로 올라도 뭐 그게 대수냐고 하는 분들이 계시다. 하지만 현대차라 할지라도 영업이익률은 3-4%대에 불과하며 애플이나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회사는 그 5%도 안되는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 쓰며 살아가고 있다. 물론 때론 영업손실도 발생하며, 이러한 경우를 대비하여 존재하는 것이 이익잉여금이나 자산과 같은 것이다.
식상한 말이지만 산업은 국가의 근본이라 할 수 있다. 세상에 세금의 종류는 상당히 많이 있지만, 국세의 70% 가량은 소득세, 법인세, 부가세에서 나오게 된다. 이 3대 세금은 대부분 산업에서 발생하며, 부가가치의 생산이 더딘 국가에서는 이러한 세수가 부족하여 예산도 넉넉치 않게 된다. 예산이 넉넉치 않은 나라에서는 복지도 존재하기 어렵다. 이러한 산업생태계는 제로섬게임인가 커지는 파이게임인가. 이는 중국의 근현대사를 조금만 톺아보면 잘 알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중국의 20세기 중반은 기아와 고난의 연속이었다.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으로 점철된 중국은 1970년대까지도 별다른 미래가 보이지 않았던 나라였다. 그런 중국이 1970년대말에 이르러 개혁개방정책을 펼치게 되는데, 이 때부터 중국은 없던 부가가치가 창출되기 시작하게 된다. 외자를 유치하여 경제기술개발구를 설치하고, 농업보다 제조업에 집중하여 국가경제를 발전시켰다. 그렇다. 경제는 제로섬게임이 아니라 커지는 파이게임인 것이다.
그런 경제발전이 국민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반문하실 분들도 계실 것이다. 시진핑을 비롯한 공산당 간부들에게나 좋지 인민들은 딱히 덕을 보지 않았다고. 하지만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구매력평가 기준 하루 1.9불 이하의 생활비로 살아가는 중국의 절대빈곤율은 1981년 무려 88.3%에서 2013년 1.9%로 드라마틱하게 하락하게 된다. 8억명이 넘는 중국인들이 절대빈곤에서 탈출한 것이다.
그렇게 빈곤에서 탈출하고, 공교육이 정착되고,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 복지수준을 향상시키면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그것이 정치가 해야 될 일이지 않나 싶다. (물론 작금의 중국정부를 무조건 옹호하자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마오쩌둥의 중국과 덩샤오핑의 중국을 비교하자면, 후자가 전자보다 월등히 낫다는 말이다)
때론 소수의 대기업이 모든 이익을 독식한다고 하는 분도 계시다. 하지만 대부분의 선진국을 보면 그 대기업이 없는 나라를 찾아보기 어렵다. 미국엔 애플/구글이 있고, 일본에는 도요타, 네덜란드에는 쉘, 영국에는 보다폰, 독일에는 BMW, 스위스에는 네슬레, 스웨덴에는 이케아, 덴마크에는 머스크, 프랑스에는 오렌지그룹이 있다. 대기업도 부가가치사슬의 끝에 있는 형태다 보니, 그러한 대기업이 많은 나라에서는 자연스럽게 중간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중소기업들도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산업이 발전하면, 국가의 생산성이 높아져서 부가가치 창출을 많이하게 되어 국가의 예산도 늘어나고 일자리도 늘어나 국민 다수에게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더 많이 안겨주게 된다. 꼭 기업인들이 사회에 좋은 일을 하려는 선한 사람들은 아니지만은, “우리가 저녁 식사를 기대할 수 있는 건 푸줏간 주인, 술도가 주인, 빵집 주인의 자비심 덕분이 아니라, 그들이 자기 이익을 챙기려는 생각 덕분이다.”라는 아담스미스의 비유처럼, 이 사회는 그렇게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며 톱니바퀴처럼 굴러가고 있는 것이다.
매일같이 회사에서 악다구니 써가며 월급을 벌어가는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 임원 사장들은 바보들이 아니다. 누가 누구를 착취하고 그러한 관계인 것도 아니다. 부디 산업을 잘 모르면 회사들의 사업보고서라도 읽어보고, 재무제표를 이해해보려고 노력하고, 그것도 아니면 다양한 산업종사자들을 만나 목소리를 들어보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정치인이 해야 할 일은 근로기준법을 어겨가며 사업장이 운영되지는 않는지, 임금체불이나 임금꺾기가 발생하는 사업장이 있지는 않는지, 독점적 지위로 시장을 어지럽히는 회사가 있지는 않는지 감시하고 법을 정교하게 만드는 일이다.
부디 청년정치를 하는 분이라면, 그러한 점을 잘 이해하고 사회를 조금 더 이해해보려고 노력해봤으면 좋겠다. 그러면 조금 더 매력적인 정치인이 되지 않을까 싶다. 현실을 잘 모르고 외치기만 하는 구호는, 오히려 세상을 어지럽게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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