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정책에 대한 논의를 할 때 '신자유주의'라는 말은 쓰면 안된다. 경제 정책 결정 과정은 기본적으로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세력 사이의 협상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신자유주의'는 사회 운동과 투쟁의 언어이며, 장점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뿌리뽑아야 할 악으로 간주되는데, 이때 상대방을 '신자유주의'라고 부르는 순간 협상의 여지는 사라지고 '신자유주의를 반대하는 비타협적인 투쟁'만 남게된다. 이 얼마나 소모적인가. 경제는 '적폐 청산'만 가지고는 살아나지 않는다는 걸 문재인 정부가 알았으면 좋겠다.

'IMF가 신자유주의의 문제점을 언급했다'는 아래 보도를 보면 분명 신자유주의의 장점인 세계 교역 증대를 통한 빈곤 퇴치, 외국인 직접 투자를 통한 기술 이전, 공기업 민영화를 통한 효율 향상 등의 효과도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신자유주의의 장점'을 언급하면 '수꼴' 취급을 받기 딱 알맞다. 대체 어찌된 일인가.


산업을 가볍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가끔 최저임금이 몇십프로 올라도, 전기요금이 몇십프로 올라도, 환율이 몇십프로 올라도 뭐 그게 대수냐고 하는 분들이 계시다. 하지만 현대차라 할지라도 영업이익률은 3-4%대에 불과하며 애플이나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회사는 그 5%도 안되는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 쓰며 살아가고 있다. 물론 때론 영업손실도 발생하며, 이러한 경우를 대비하여 존재하는 것이 이익잉여금이나 자산과 같은 것이다.

식상한 말이지만 산업은 국가의 근본이라 할 수 있다. 세상에 세금의 종류는 상당히 많이 있지만, 국세의 70% 가량은 소득세, 법인세, 부가세에서 나오게 된다. 이 3대 세금은 대부분 산업에서 발생하며, 부가가치의 생산이 더딘 국가에서는 이러한 세수가 부족하여 예산도 넉넉치 않게 된다. 예산이 넉넉치 않은 나라에서는 복지도 존재하기 어렵다. 이러한 산업생태계는 제로섬게임인가 커지는 파이게임인가. 이는 중국의 근현대사를 조금만 톺아보면 잘 알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중국의 20세기 중반은 기아와 고난의 연속이었다.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으로 점철된 중국은 1970년대까지도 별다른 미래가 보이지 않았던 나라였다. 그런 중국이 1970년대말에 이르러 개혁개방정책을 펼치게 되는데, 이 때부터 중국은 없던 부가가치가 창출되기 시작하게 된다. 외자를 유치하여 경제기술개발구를 설치하고, 농업보다 제조업에 집중하여 국가경제를 발전시켰다. 그렇다. 경제는 제로섬게임이 아니라 커지는 파이게임인 것이다.

그런 경제발전이 국민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반문하실 분들도 계실 것이다. 시진핑을 비롯한 공산당 간부들에게나 좋지 인민들은 딱히 덕을 보지 않았다고. 하지만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구매력평가 기준 하루 1.9불 이하의 생활비로 살아가는 중국의 절대빈곤율은 1981년 무려 88.3%에서 2013년 1.9%로 드라마틱하게 하락하게 된다. 8억명이 넘는 중국인들이 절대빈곤에서 탈출한 것이다.

그렇게 빈곤에서 탈출하고, 공교육이 정착되고,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 복지수준을 향상시키면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그것이 정치가 해야 될 일이지 않나 싶다. (물론 작금의 중국정부를 무조건 옹호하자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마오쩌둥의 중국과 덩샤오핑의 중국을 비교하자면, 후자가 전자보다 월등히 낫다는 말이다)

때론 소수의 대기업이 모든 이익을 독식한다고 하는 분도 계시다. 하지만 대부분의 선진국을 보면 그 대기업이 없는 나라를 찾아보기 어렵다. 미국엔 애플/구글이 있고, 일본에는 도요타, 네덜란드에는 쉘, 영국에는 보다폰, 독일에는 BMW, 스위스에는 네슬레, 스웨덴에는 이케아, 덴마크에는 머스크, 프랑스에는 오렌지그룹이 있다. 대기업도 부가가치사슬의 끝에 있는 형태다 보니, 그러한 대기업이 많은 나라에서는 자연스럽게 중간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중소기업들도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산업이 발전하면, 국가의 생산성이 높아져서 부가가치 창출을 많이하게 되어 국가의 예산도 늘어나고 일자리도 늘어나 국민 다수에게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더 많이 안겨주게 된다. 꼭 기업인들이 사회에 좋은 일을 하려는 선한 사람들은 아니지만은, “우리가 저녁 식사를 기대할 수 있는 건 푸줏간 주인, 술도가 주인, 빵집 주인의 자비심 덕분이 아니라, 그들이 자기 이익을 챙기려는 생각 덕분이다.”라는 아담스미스의 비유처럼, 이 사회는 그렇게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며 톱니바퀴처럼 굴러가고 있는 것이다.

매일같이 회사에서 악다구니 써가며 월급을 벌어가는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 임원 사장들은 바보들이 아니다. 누가 누구를 착취하고 그러한 관계인 것도 아니다. 부디 산업을 잘 모르면 회사들의 사업보고서라도 읽어보고, 재무제표를 이해해보려고 노력하고, 그것도 아니면 다양한 산업종사자들을 만나 목소리를 들어보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정치인이 해야 할 일은 근로기준법을 어겨가며 사업장이 운영되지는 않는지, 임금체불이나 임금꺾기가 발생하는 사업장이 있지는 않는지, 독점적 지위로 시장을 어지럽히는 회사가 있지는 않는지 감시하고 법을 정교하게 만드는 일이다.

부디 청년정치를 하는 분이라면, 그러한 점을 잘 이해하고 사회를 조금 더 이해해보려고 노력해봤으면 좋겠다. 그러면 조금 더 매력적인 정치인이 되지 않을까 싶다. 현실을 잘 모르고 외치기만 하는 구호는, 오히려 세상을 어지럽게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안녕하세요.
Economic Insight : K의 구독자님
글은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위에 있는 쿠팡 배너를 통해 
제품을 검색/구입하시면 결제액의 3%를 
적립할 수 있으니 꼭 이용해 보세요!

여러분에게 인사이트를 드리기 위해
항상 노력하는 Alexander K가 되겠습니다.

글이 도움되셨다면 커피 한잔의 후원 부탁드립니다!
신한 110-388-696576


2004년 9월 14일, 노회찬 의원이 자녀가 원칙적으로 성(姓)과 본(本)을 아버지의 것을 따르도록 하는 구대한민국 민법의 개정안을 대표발의하지 않았다면 아직도 우리나라의 수많은 어머니들의 권리는 차별받고 있었을지 모른다.


같은 해 11월 19일, 노회찬 의원이 병역법 개정안 대표발의를 통해 헌법상에 보장된 양심의 자유와 국방의 의무를 조화롭게 보장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면, 지난번 헌법재판소의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헌법 불합치 판결은 더 미루어졌을지 모른다.


2005년 9월 20일과 2006년 10월 12일, 장애인 차별금지 및 성전환자의 성별변경에 대한 법안을 대표발의하지 않았다면, 펍을 차리는 것이 꿈이었던 트랜스젠더 친구와 엔지니어가 되고 싶었던 하반신 마비 지인의 목표는 조금 더 멀어졌을지 모른다.


2013년 2월 14일, 노회찬 의원이 소방공무원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지 않았다면, 대한민국의 소방공무원들은 매일매일 목숨을 바쳐야 하는 위험한 환경에서 묵묵히 일하고 계셨어야 했을지 모른다.


2018년 2월 7일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지 않았다면, 정부에서 추진하는 카드 수수료 현실화 방안에서 자영업자의 매출 규모가 불리하게 부풀려져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채 정책 입안이 진행됐을지 모른다.


그리고 다음달 3월 9일, 노회찬 의원이 공익신고자 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지 않았다면, 우리나라의 공익신고자들이 부당한 보복과 폭력의 위험에 노출되는 시간은 앞으로 조금 더 길어지게 됐을지 모른다.


나는 내 평생 노회찬 의원에게 땡전 한 푼 후원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회찬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 120개의 상당수는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삶을 조금 더 나아지게 했다. 결국 우리들은 이 분에게 조금씩 빚을 진 셈이다. 어쩌면 우리가 진 빚의 크기보다 적은 액수의 돈 때문에, 그 스스로 발걸음을 멈추어야했던 것은 우리들의 책임일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살아있는 자들이 그 빚을 갚을 차례다. 차별이 없고 노동자들이 더 윤택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자 했던 그의 뜻을, 우리 국민들이 힘을 모아 갚아 나가야 한다.


좋은 별이 졌다.


직원에게 평균보다 높은 임금을 주기 위해서는 사장이 높은 부가가치를 낼 수 있고, 높은 수익을 내는 좋은 비지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임금 이외에 +a를 주는 것은 비지니스 모델이 기반이 된 상황에서 사장이 직원에 대해 가진 경영철학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그러나 애초에 제대로 수익 낼 수 있는 비지니스 모델이 없다면 임금 자체가 박할 수 밖에 없다. 자기 목구멍이 포도청인데 남 챙길 인격자는 극히 드물다. 이런 상황에서 경영 철학 같은 건 정말 배부른 소리일 수도 있다. 이 말은 뒤집어 얘기하면 적당히 버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업자는 장기적으로 악덕업주가 된다는 거다.


사회에 저임금 일자리가 많다. 식료품 등이 비싸서 생활 비용이 높다보니까 이로 인한 체감적 고단함도 크다. 그러다보니 모든 사람이 누가 나를 착취하는지 그 근원을 찾기 위해 눈에 쌍불을 키고 덤빈다. 자세히 보면 다 고만고만하게 힘겹게 산다. 여기도 힘들지만 저기도 만만치 않다. 이쯤되면 문제는 좋은 비지니스 모델의 부재가 아닌가 싶다. 일단 임금이라도 잘 주려면 좋은 비지니스 모델(고부가가치)이 있어야 할 거 아닌가.


고부가가치 비지니스 모델은 완전히 새로운 산업에서 등장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이미 낡아버린 산업에서 기술 등의 변화가 새로운 기회로 탈바꿈하며 시작되는 것 같다. 결국, 이게 성립하려면 새로운 고부가가치 비지니스 모델이 낡아버린 저부가가치 비지니스 모델을 산업에서 퇴출시키고 대체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 이걸 약자 보호란 명목으로 대체하지 못하면 결국 고만고만한 비지니스(저수익 모델)만 넘쳐나고 고부가가치 비지니스는 부족한 상황에 빠지지 않을까. 물론, 이미 거대화한 자본이 고부가가치 비지니스로 성장하는 곳들을 사다리 걷어차기 하는 것 또한 견제해야겠지만 말이다.


*결국에 약자에 대한 보호 명목으로 고부가가치화하는 것을 막지 말고 대체/퇴출을 허용하되, 이 사람들을 위한 사회보장제도의 강화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어느 정도 이런 갈등(기존 시장과 신 시장 사이)을 해소해주지 않을까 싶다. 그저께 쓴 글 '기업하기 좋은 환경'에서 다룬 것 처럼 탄탄한 사회보장망은 노동자에게 필요한 장치다.




'보고서 > 국내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민연금 팩트체크  (0) 2018.08.22
신자유주의 탓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0) 2018.07.26
온디맨드 경제(On-demand Economy)  (0) 2018.07.12
경제적 잉여(소비자, 생산자, 정부)  (0) 2018.07.10
한계비용  (0) 2018.07.10

개인적으로 요근래 대한민국의 각종 매체를 지켜보면 반기업적인 마인드가 자동으로 셋업되는 것 같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약탈해 성장했다는 말이 너무나 당연하게 나오고 이 말을 사람들은 논리적으로 판단하지 않은채 그게 맞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기업간 투명/공정한 경쟁이 중요한 요소지만, 지금의 분위기는 국민들은 피해자이고 기업가들은 다 사기꾼이다. 이 흑백논리가 너무 판을 친다. 그래서 좀 알고 싶어졌다. 정말 좋은 기업은 어떻게 탄생할까?, 정말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은 어떤걸까?


1.

일반적으로 아래의 3가지 이유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라 한다.

-법인세가 낮아야 한다.

-노동유연성이 높아야 한다.

-규제가 없어야 한다.

나는 이 3가지 명제와 함께 2015' 포브스 기준으로 '기업하기 좋은 나라' 1등에 뽑힌 덴마크와 우리나라를 비교해 보고자 한다.


2.

먼저, 법인세다.

덴마크는 2017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와 법인세 차이가 2.2%밖에 되지 않는다(덴마크 22%, 한국 24.2%). 법인세 정도는 OECD 다른 나라와 비교해봐도 덴마크나 우리나라나 크게 차이가 없다. 오히려 우리나라는 OECD평균을 벗어나 법인세비율이 계속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유의미한 차이점은 덴마크는 OECD평균 조세부담율 25.1%을 넘어서 GDP의 49.6%가 세금으로 지출된다는 거였다(한국 19.4%)


2.

덴마크는 '황금삼각형'이라는 모델을 유지하고 있었다. 

여기에 우리나라와 굉장히 큰 차이가 있다. 이 모델은 유연한 노동시장, 탄탄한 사회안전망, 적극적인 교육/훈련으로써 노사정이 합의하에 구성되어 있다. 이 유연한 노동시장이 갖는 이점이 굉장히 크다. 기업은 자신이 갖고 있는 인재보다 더 나은 인재가 발견되면 그 전을 해고하더라도 다시 고용한다(같은 비용 대비). 그게 기업이다. 이 체계는 최대 이익 추구가 목적인 기업 입장에서 필요조건이다. 

노동시장유연성의 경우, 신기하게도 덴마크와 한국은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덴마크 60.7점, 한국 53.6점). 그럼 차이는 대체 어디서 오는걸까?


3.

내가 찾은 차이점은 바로 '사회안전망'이다.

북유럽과 대한민국의 사회복지비교 보고서를 보면 덴마크는 노동자의 소득안정성 지수 100, 적극적 노동시장정책 지수 100이지만 한국은 7.14와 4.94밖에 되지 않는다. 즉, 한국의 노동자가 실업을 했을시 일상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안정감이 기업 선진국(10권 안쪽은 대부분 북유럽이다)에 비해 굉장히 떨어진다. 이런 상태에서 한국에 있는 기업이 이익추구를 위해 노동자를 해고해버린다면? 대한민국은 패닉상태에 빠질거다. 관련사례는 '군산 GM공장 폐쇄'를 보면 알 수 있다. 

무튼 이러한 패닉을 미연에 방지하는 게 실업보험, 직업훈련 등인데 덴마크는 위 점수를 통해 알 수 있듯 이 부분이 아주 잘되어 있다(이는 역시 북유럽 대부분 국가들에 해당한다). 


4.

지금 실행되는 정부의 최저임금인상이나 기업에 대한 규제 방향성을 보면 그 누구를 위한 정책도 아닌 것이 실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5.

사회안전망에 대해 더 이야기해보면, 덴마크의 월급대비 실업보험지불금액은 61%로 한국의 60%와 차이가 거의 없지만, 수혜기간이 덴마크 4년, 한국 120일~270일로 많이 차이가 있다. 재취업비율 또한 덴마크는 73%, 우리나라는 43%로 덴마크의 직업교육이 상대적으로 탄탄하게 운영되어 지는 걸 알 수 있다. 이런 지표를 통해봤을때 우리나라 국민에겐 실업자체가 공포일 수 밖에 없다. 실제로도 공포고.


6.

덴마크와 비교를 통해 우리 한국이 배울 점은 '국민에게 복지를 마구 해줘야 하고 그래야 기업하기 좋은 나라다'는 것이 아니라 국민 스스로가 실업을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가짐과 그걸 뒷받침하는 탄탄한 체계가 생겨야 한다는 거다. 이건 기업의 소득을 재분배하고 세금을 많이 내서 해결되는것도 아니고 노동자의 최저임금을 상승시켜서 만들어지는 체계가 아니다. 민감한 노동유연성을 정말 공론화해서 노사정이 합심했으면 좋겠다. 진짜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필요하다.


7.

마지막으로 세계은행 기업 환경평가에 따르면 기업하기 좋은 나라의 기준은 다음과 같다.

-법적 분쟁 해결

-전기 공급

-퇴출, 창업

-건축인허가 

-통관행정 

-자금조달

-재산권 등록 

-소액투자자 보호 

-세금 납부 등이다.


전체내용을 보면 기본적으로 정부의 정책규제(올바른 규제)에 무게를 두고 있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규제'란 속도보단 그 과정과 결과가 투명해야 한다. 즉, 정부가 투명하게 규제를 운영해야 하고, 이것을 기업이 투명하게 이행해야 한다. 덴마크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 1등인 동시에 부패하지 않은 나라 1등인 곳이기도 하다(두 지표 상위권에는 거의 같은 나라들이 들어있다). 이 투명성을 바탕으로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고 더 많은 이익을 기업은 창출할 수 있다.


8.

우리나라도

행정이 투명하고 부패가 없는 정부를 가진 나라이자 국민들이 실업에 대한 두려움 없이 기업의 해고와 고용이 쉬운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같이 살고 있다. 따로 살 땐 그거 문자 그대로의 할아버지, 할머니였지 나에겐 큰 의미로 다가오진 않았다. 

하지만 두 분과 같이 생활하는 요즘은 다르다. 많은 시간은 아니지만 두 분과 대화를 하거나 두 분의 대화를 엿듣곤 하는데 그 시간이 종종 많은 것을 깨닫게 한다. 특히, 두 분이 대화하는 방식에서 말이다.


1.

매번 같은 사람과 같은 이유로, 그리고 같은 말을 하며 싸우는게 대부분의 사람이다. 살다보면 아무리 노력해도 개선될 수 없는 관계가 있다고 사람들은 늘 말한다. 화를 내고 사과를 하고, 모든 걸 털어놓아봐도 결국 평행선을 달리는, 그런 관계 말이다.

물론, 주위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냥 피하고 무시하는 게 답이지만, 문제는 그런 사람이 나에게 소중한 사람일 때 벌어진다. 부모나 친구, 연인처럼 그저 피할 수만은 없는 관계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보통의 우린 이렇게 행동한다.

'어차피 말해도 안바껴', 차라리 내가 포기하는게 나아'라며 더이상 기대하는 것을 포기하거나, '이럴거면 차라리 그만하자'며 아예 관계를 끊어버린다.

소중한 사람과의 싸움이 큰 싸움으로, 또는 계속해서 지속되는 이유는 '도대체 어떻게, 왜 내 마음을 몰라줘?라는 감정과 함께 내 상황이 공감받고 있지 못하다는 느낌 때문이다.

나는 이렇게 힘이 들고 서운한데 내가 그렇게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너무 태연한거다. '그거 하나 해주는게 그렇게 힘이 드나?', '어떻게 매번 자기 생각만 할까?'라는 생각을 하며 말이다.


2.

문제는 항상 '그 사람의 행동에 대한 지적'뿐이라는거다. 정작 본심은 한쪽에 치워두고 비난만 주고 받는 식의 싸움은 서로의 마음만 상하게 할 뿐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냥 솔직하게 말할까', '왜 또 그랬을까?'하는 걸 보면 우린 이미 알고 있다는 거다. 하지만 매번 후회한다.


그럼에도 솔직할 수 없는, 아니 솔직하기 싫은 이유는 내 앞에 그 사람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나만 이렇게 끙끙 앓고 있다는게 너무 자존심 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꾸만 내가 말하지 않아도 그 사람이 알아주기를 바란다.


내가 두 분에게 배운 정말 소중한 관계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관계'가 아니라 나의 이런 부끄러운 마음조차 드러낼 수 있는 관계란 거다.

자존심 상할 수도 있고, 부끄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더 털어놔야 한다.

"나는 사실 당신의 그런 행동 하나하나가 너무 소중하고, 의지할 곳이 필요해"라고 말이다.


소중한 사람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변화는 논리적인 지적이나 합리적인 비판이 아닌 솔직한 고백, 이것 하나만으로 이루어진다.

*내 자랑글이 아니다.



나는 아르바이트를 할때나 어떤 프로젝트에 참가할 때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진지하게 입사제안을 받거나 큰 칭찬을 받았다. 이유는 딱 하나다. 보통 그 자리의 사람이라면 하지 않을 일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늘 내가 해야할 일 외에 추가적으로 뭔가 제안하고 실행했다. 


내가 제일 잘했던 것 중에 하나가 내부 시스템을 빨리 파악하고 어떻게 하면 더 나을지 고민하는 거였다. 예를 들면, 이 부분은 왜 이렇게 되는건지 다른 식으로 바꾸면 더 괜찮지 않을지 고민하고 수정해 제안하거나 계산하는 시스템이 없어서 오류가 많이 나는 부분을 엑셀로 만들어 오류를 줄이는 것들이 그런 거였다. 이걸 단순히 같이 일하는 사람들한테 얘기한 게 아니라 대표나 내가 이야기할 수 있는 최고 관리자에게 말했었다. 아마 대부분의 관리자급 사람들은 이런 캐릭터를 굉장히 좋아할 거다.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시스템을 만들고 개선할 줄 아는 사람말이다. 이런 사람을 회사에서 채용안할 이유가 없다.


실업의 원인을 사회 구조에서 찾는 건 정부와 정치인의 몫이지 개인이 할 고민이은 아니다. 개인은 딱 하나만 알면 된다. 난 정말 가치가 있는가? 나를 뽑음으로 고용 비용보다 이후에 돌아오는 이익이 더 큰가를 고민해야 한다. 이익이 크면 반드시 기업은 그 사람을 고용한다. 내가 그 회사에 못 들어간 건 회사에서 손해라서 안 뽑은 것이지 잘못된 고용 구조 탓이 아니란 걸 인정해야한다.


자꾸 이걸 두고 온갖 똑똑한 말 늘어놔야 결국 취직 안되는 건 본인이다. 슬프지만 그게 현실이다. 세상은 원래 문제가 많다. 하지만 그 이유를 내가 아닌 다른 곳에서 찾는 건 애초에 마음가짐 자체가 잘못된거다. 다른 이유들은 내가 해결 불가능한 일이다. 오로지 자기 객관화만이 살길임을 빨리 깨달아야 한다.

부동산에 조금씩 관심을 가져보고 있다. 어디가 되었든 내 이름 석자 새긴 땅(집) 하나는 가져야되는거 아닌가 하는 마음에 말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우리나라 부동산 공식인 '부동산은 강남이다'를 시작으로 강남 땅값(가격상승)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았다.

처음엔 무식하게 딱! '강남주택가격'만 검색했다. 당연히 왜 강남 집값이 비싼가에 대한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정말 무식했다.

이후에 KB주택가격동향을 보면서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는데 이 보고서에는 전국의 전세가율이 정리되어있다. 여기서 전세가율이란 매매가(집 값)대비 전세가 비율을 의미한다.

특이한 점은 강남이 전국/서울/강북/5개광역시/경기/기타지방 대비 가장 낮은 비율을 가지고 있었다는거다. 즉, 집 값과 전세값의 차이가 크다는 것.

이는 상대적으로 다수의 구매자들이 직접 거주하려는 목적보단 '투기'하려는 목적으로 집을 구매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지표를 봤을땐 교육이든, 교통이든, 문화생활이든, 무엇이든지 간에 살기 좋은 인프라를 갖춘 동네(구)라는 건 분명하고 말이다.

**글이 많이 부족했습니다. 댓글을 보고 다시보니 제가 잘못 썼네요. 전체적으로 '투기'보단 '투자'로 글을 썻어야 했던 것 같습니다.


의견을 좀 더 보충하자면, 이 글을 쓴 또다른 목적은 '수월성 교육정책 폐기에 따른 강남 집값 상승'이란 기사를 보며 이게 정말 강남 집 값 상승의 원인이 맞을까 알아보는데 있었습니다.

집값 상승이 단순히 교육정책폐기 때문에, 자녀를 둔 부모들이 강남으로 몰려서인가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 시점에서 주택가격동향의 전세가비율이 강남이 낮게 잡힌 것으로 보아 상대적으로 집값(매매가)보다는 전세가가 낮은 곳으로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인 부모들의 합리적인 선택이며 이는 집 값 상승에 주요 원인이 아니라는게 제 결론이었습니다.

더불어 강남 집값 상승은
수요때문인지 아님 다른 목적을 위한 투자수단이었는지 애매하다는게 제목의 뜻이었습니다.


유튜브나 SNS의 뉴스, 잡지, 기타 커뮤니티의 댓글들을 보면 비교적 나이가 어린, 또는 학생들의 사고를 엿볼 수 있는데 그것에 대한 단상이다.

사회적 관점에서 디지털화의 가장 큰 효과는 개인중심사회가 아닐까 싶다. 과거와는 다르게 공간, 직장, 가족보다 개인의 프로젝트와 가치, 이해관계가 그 중심이 되고 있다.

유튜브나 SNS 등과 같이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디지털 미디어는 '빠르고 쉽게, 일 대 다수'라는 명목하에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사람들을 연결하고 있다. 이는 시간과 거리를 초월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게 하고 나아가 새로운 이익집단을 형성하기도 한다. 그리고 사회적, 물리적으로 고립된 사람들을 자신과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과 연결해준다. 이러한 현상들은 높은 효용성과 낮은 비용, 그리고 지리적으로 중립적인 디지털 미디어의 특징이 불러온 우리의 일상이다.

무엇보다 이 디지털미디어에는 이제까진 없던 특수한 파워가 있는데, 비교적 사고력이 낮은 대상에게 단순한 정보제공의 기능을 넘어 특정 주제에 대한 의사결정의 결과를 좌지우지하는 것이 너무 쉽고 자연스럽게 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막강한' 개인이 주무룰 수 있는 또다른 사회가 생긴다.

소셜 미디어의 전형적 특징은 공유의 힘이다. 이는 디지털미디어에 흡수력이 뛰어난 청소년들이나 사고력이 낮은 한 개인의 의사결정을 왜곡하고 그들이 속해 있는 사회에 리스크를 가하게 한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정보들이 범람하면서 개인이 활용하는 뉴스의 원천이 편협해지고 양극화된다는 것도 거스를 수 없는 점이지만 우리가 미디어를 통해 읽고, 공유하고, 보는 모든 것이 정치적, 시민적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스스로가 깨닫고 처신해야한다.

청소년들이 가지고 있는 자신의 생각과 가치를 다른 사람에 의해 흔들리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 파워를 스스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현재 최신의 기술소개와 그것이 가져다주는 영향력을 정리해 보여주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주의깊게 본 부분은 제4차 산업혁명의 영향력이었다. 이유는 4차 산업혁명의 의미가 무엇이든간에 결국 바뀌는 건 영향력때문이 아닌가?라는 생각에서다.


무튼 한줄평을 이야기하자면 이렇다. '세계의 불평등은 더 심화될 것이고 그로인해 사람들은 더 분열될거다.'

다들 으레 갖고 있는 생각이었겠고, 뻔하기까지하지만 정말 이거 말고는 달리 생각나는 멘트가 없다.


지금도 세계 부의 지도를 보면 상위 1% 갖는 부가 하위 50% 갖는 부의 9배에 달한다. 아마 이것의 격차가 더 뚜렷해질 것 같다. 이로인해 사람들은 불평등에 대한 인식을 더욱 강하게 깨우칠 것이고 이것의 기준점을 내가 가진 지식, 팩트에 바탕하는 것이 아니라 넘쳐나는 오류 정보에 둘 것이다. 이 사이에서 갈등은 극에 치닫고 급진적인 그룹들이 생겨나 활동을 시작할거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의 4차 산업혁명의 기술들은 굉장히 큰 유연성과 유용함을 보태줄건데, 뜻이 맞는 사람들이 더 잘 모이게 되고 사회질서는 더 혼란에 빠질거다.


인상 깊었던 점은 개인의 정체성이었는데 기존에 자국민으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시켰다면 더 넓은 세계와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쉽게 바꿀 수 있는 더 유연한 사고를 가지게 된다는 것이 참 흥미로웠다.


+ Recent posts